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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건 포로체험 훈련… 안전규칙도, 경험교관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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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통제관은 전 하사도 고함을 지르기 시작하자 훈련 시작 1시간 40분 만에 확인에 들어갔지만, 이 하사와 조 하사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전 하사 또한 의식이 혼미한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훈련통제관은 전 하사도 고함을 지르기 시작하자 훈련 시작 1시간 40분 만에 확인에 들어갔지만, 이 하사와 조 하사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전 하사 또한 의식이 혼미한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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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육군은 목숨을 건 훈련에 비상상황 대처매뉴얼도 준비하지 않았다. 제13공수특전여단 예하 부대에서 고강도 포로체험 훈련을 하던 중 하사 2명이 숨진 가운데 비상상황 발생 시 대처 매뉴얼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훈련을 강행한 것을 놓고 논란이 되고 있다.

군관계자에 따르면 2일 오후 10시 40분께 충북 증평군에 있는 제13공수특전여단 예하 부대에서 고강도 포로체험 훈련을 하던 중 하사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훈련통제관은 전 하사도 고함을 지르기 시작하자 훈련 시작 1시간 40분 만에 확인에 들어갔지만, 이 하사와 조 하사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전 하사 또한 의식이 혼미한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훈련통제관은 전 하사도 고함을 지르기 시작하자 훈련 시작 1시간 40분 만에 확인에 들어갔지만, 이 하사와 조 하사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전 하사 또한 의식이 혼미한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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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로체험 훈련은 올해 처음 국내로 들여온 프로그램이다. 미국이나 영국, 호주의 특수전 부대에서 주로 이뤄지는 포로 체험훈련은 전쟁 중 적군에 포로로 붙잡혔을 경우 고문 등에 대비한 것이다.

해당 부대는 오는 15일부터 본격적인 포로 체험훈련에 돌입하기 앞서 시험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시험훈련을 위해 소속부대 훈련장에선 24명의 병력이 1일부터 4박 5일의 일정으로 실시됐다. 사고 당일에는 10명의 장병이 포로체험 훈련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훈련은 포로로 붙잡힌 상황을 가정해 무릎을 꿇고 팔을 뒤로 결박당한 채 머리에 두건을 쓰고 1시간 이상 버티는 식으로 진행됐다. 훈련 당시 물리적 가격이나 압박, 고문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손과 발을 포박당한 상태로 방수처리가 된 폴리에스테르 재질의 검은 두건을 쓰고 8명은 독방에, 2명은 2인 1실에 감금됐다. 두건은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제품으로 통풍이 잘 안 되는 재질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관조차도 훈련 안해본 '포로체험훈련'=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포로체험훈련은 미국 외 영국·호주 등의 특수전 부대에서도 실시하는 훈련이지만, 외국에서도 훈련 도중 사망사고가 발생했을 만큼 위험이 수반되는 훈련이다.

하지만 안전대책 하나 없는 것은 물론 외국에서 이 훈련을 경험해 본 교관조차 없었다. 이때문에 육군은 미 특전사에서 시행하는 훈련을 실전감 있게 준비해 시행하기 위해 올 4월부터 프로그램을 만들고 유관기관의 도움을 받는 등 준비를 철저히 했다고 밝혔지만, 위험한 훈련을 강행하면서 안전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전사 정훈계획장교 안등모 중령은 3일 대전국군병원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번 훈련과 관련해 비상 상황에 대처하는 별도 매뉴얼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시인했다.

이번 훈련은 오는 15일부터 시행할 본 훈련을 앞두고 예행훈련 차원으로 진행됐다. 주간에는 오전 8시 20분부터 11시까지 2시간 40분 정도 같은 훈련을 진행했지만 사고 없이 끝마쳤고, 야간 훈련 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전사 관계자는 “주간 훈련 때는 두건 끈을 조이지 않았으나 야간엔 훈련 강도를 높이기 위해 두건 끈을 조였다”고 말했다.

◆실습과정도 허술한 '포로체험훈련'= 훈련실습과정도 허술했다. 사고 발생 당시 4명의 훈련 통제관이 훈련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고, 지원요원 2명이 총 9개의 방으로 이뤄진 모의 훈련장 복도를 오가며 방 안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일 오후 9시 훈련을 시작하고 1시간 정도 지난 10시께 '살려달라'는 외침이 들렸지만 이를 들은 훈련 통제관과 지원요원들은 훈련상황 조성을 위해 소리친 것으로 생각해 응급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살려달라'는 외침을 당시 누가 했는지는 정확치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대의 한 관계자는 "사고 당일 주간에 포로 체험훈련에 참여한 병력에는 두건을 씌우고 (목 쪽의) 줄을 조이지 않았지만 야간 포로 체험훈련 때는 끈을 어느 정도 조인 상태였다"며 "두건을 머리에 쓴 채 포로 결박 훈련을 하다가 호흡 곤란으로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육군 관계자는 "부상한 전 하사가 소리를 질러 통제관이 가보니 의식이 혼미해 후송시켰다"며 "훈련에 참가한 다른 인원도 비슷한 상태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확인해보니 이 하사와 조 하사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훈련은 강도가 매우 높고 위험한 훈련"이라며 "적절하게 통제하고 훈련을 진행해야 했는데 그 부분에 미숙한 점이 있었던 같다"고 말했다.

육군은 사고현장 감식과 검시 때 경찰 과학수사팀과 민간 의료인이 입회토록 해사망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할 방침이다. 또 육군 감찰실장을 포함한 조사팀을 해당 부대에 긴급 투입해 이번 훈련의 준비, 통제, 안전조치 등을 조사하도록 하는 한편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이번 훈련은 잠정 중단키로 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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