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아빠' 단식 중단, 與 "합의 기대" 野 "왜곡 말아야"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장준우 기자]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면서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농성을 벌이다 쓰러진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28일 단식 중단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여야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만 김씨가 단식 중단을 선언한 배경을 놓고선 여야 간 시각차를 보였다.

새누리당은 김씨가 단식을 멈춘 것은 여당이 유가족과의 두 차례에 걸친 대화에서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며 세월호법 해법에 기대감을 높인 결과라고 풀이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 정국이) 장기전으로 갈 것 같다"는 김씨의 발언에 주목하면서도 혹여 여당과 유가족 간 대화에 진전이 있었는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운 분위기다.

김씨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를 자청하고 스스로 단식 중단 이유를 밝혔다. 그는"어제 여당하고 유가족하고 대화하는데 진전도 없고, 너무 장기전으로 갈 것 같다"며 "밥을 먹고 보식을 하면서 광화문에 나가서 국민들하고 같이 함께 힘을 합치려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의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박주민 변호사는 단식 중단 이유에 대해 "김씨의 둘째 딸인 유나 양의 간곡한 부탁과 설득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당과의 논의 과정에서 이렇다 할 진전이 있어 중단하게 된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윤영석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두 차례에 걸친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와 세월호 유가족들과의 면담에서 쌓여있던 오해가 상당 부분 풀렸고 좋은 방향으로 합의가 기대되면서 김씨가 단식을 중단하게 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김씨가 새누리당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일 경우 단식을 중단하겠다고 했는데 세월호 특별법과 김씨에 대한 유언비어에 대해 강력히 제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것을 보고 그런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문재인 새정치연합 의원을 비롯해 동조 단식하는 분들도 단식보다는 이성적으로 대화하고 그런 속에서 정치적,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영근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김씨의 단식 중단의 뜻을 왜곡하고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구두논평을 통해 당부했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단식 중단이 유가족이 바라는 대로 협상에 진전이 있어서가 아니라 장기전에 돌입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며 "일단은 문 의원님께서 단식을 중단하시고 장기전에 돌입하는 국면을 만드는 데 (당 안팎에) 촉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새정치연합 전 원내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김씨가 단식을 중단한다는 낭보"라며 "문 의원도 단식을 중단하길 권고하며 이를 계기로 세월호특별법 제정의 고리가 풀리기를 기대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야당은 장외투쟁을 중단하고 여당도 가족들의 의사를 존중해야 하지만 대통령께서 결단하셔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정애 대변인도 "김씨의 단식 중단은 현재 논의 중인 특별법 제정에 물꼬를 트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새정치연합은 유민아빠가 다시 광화문으로 돌아갈 필요 없이 회복에만 전념할 수 있게 세월호특별법이 조속히 제정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 새누리당이 응답해야 한다"면서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유가족들의 바람대로 더욱 유연하고 전향적 자세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의지가 담긴 세월호특별법이 제정 될 수 있도록 논의에 임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장준우 기자 sowha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