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250㎜의 기록적 강우이기도 했지만 좀 더 철저히 대비하고 조심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참변이었다. 경남 고성과 창원을 잇는 지방도에서 시내버스가 급류에 떠내려갔다. 원래 노선이 물에 잠기자 하천 제방도로로 우회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집중호우로 도로가 침수될 가능성이 높은 취약 버스노선에 대해서는 경보 발령은 물론 교통통제가 이뤄졌어야 했다.
그나마 다행은 붕괴된 경로당이 문을 열지 않는 날이어서 인명 피해가 없었다는 점이다. 백양산 중턱에 위치한 양덕여중의 운동장과 1층 교실이 무너져 내린 흙과 물에 잠기자 학생들을 3층 이상으로 긴급 대피시켜 피해를 막았다. 지하철과 도시철도 일부 구간도 물에 잠겼으나 신속한 대피와 운행중단, 배수 조치로 오후 늦게 운행을 정상화시켰다.
집중호우 등 재해는 예고하고 닥치지 않는다. 매뉴얼에 따라 '상습 침수지역 대피, 위험지역 통제 등 안전에 주의' 등의 문자 메시지 한 번 보낸 것으로 주민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 배수시설을 초과하는 게릴라성 집중호우로 발생하는 '도시 홍수'에 대해선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강도 높은 경보를 발령하는 체계를 갖춰야 할 것이다. 초유의 가동중단 사태를 빚은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는 대책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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