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외 엮음 '남명의 자취'
조선 중기 사회는 침몰 직전의 세월호와 다름 없었다. 각종 사화와 당쟁의 심화로 토지 및 군역제도 등 각종 사회 근간이 흔들렸다. 또한 정여립 등이 나타나 조선 사회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거셌다. 이에 사대부 및 학자들은 조선의 국가 이념인 성리학의 실천적 방법을 모색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들은 성리학적 방법론, 즉 지식인의 사회 참여 등 여러 논쟁을 통해 성리학을 새롭게 꽃 피웠다. 이는 당시 혼탁한 사회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결국 성리학을 재점검하고, 새로운 사회 개혁의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는 시대정신이 반영된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남명 조식(1501∼1572)과 퇴계 이황이다. 남명 조식은 조선 중기 사회의 최대 학맥을 이룬 이다.
남명은 '학문의 실천'적 방법론은 실학 형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조식은 성리학적 문제 의식을 조선 후기 실학자의 실용적 태도로 이어지게 한 사상적 고리 역할을 했다고 평가할만하다. 현재 남명사상에 대한 연구는 제자에까지 확대될 정도로 폭넓게 이뤄져 있다.
오랫동안 남명 연구를 해온 김경수 박사의 저술 '남명의 자취'는 조선 중기 영남학파 거두이자 실천성리학자 남명 조식에 대한 안내서다. 따라서 남명 철학을 집중 탐구한 철학서적과는 성격을 달리 한다. 책을 따라가 보면 남명이 거주했던 덕산 합천· 김해의 사적지, 사적지의 현판, 생애와 업적에 관한 일차적인 기록물인 행장·묘갈명·신도비명·묘지명, 생전에 임금이 내린 교지, 유품, 그가 생전에 찾았던 명소에서 남긴 시, 부모와 부인 및 아들의 묘비명 등은 물론 이에 관련한 번역문과 원문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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