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속 리서치센터 인력 감소 탓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상장사 10곳 중 6곳에 대해서는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책정하는 보고서를 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제시하는 '커버리지' 종목은 지난 14일 기준 모두 755개(코스닥 포함)인 것으로 집계됐다.
분석 대상이 되는 종목은 지난해 같은 기간(713개)보다는 소폭 늘었지만, 1912개에 이르는 전체 상장기업의 39% 수준에 불과하다. 나머지 61% 종목은 투자정보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셈이다. 지난 1년간 개별 분석 리포트가 나오지 않은 종목은 SK 커뮤니케이션즈, 코오롱 , 셀트리온 , 안랩 등 모두 912개에 달한다.
애널리스트들은 실적 추정치를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따져 매도·중립·매수 등 투자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를 제시한다. 이 가운데는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를 밝히지 않는 이른바 'NR(Not Rated)'리포트도 수두룩하다는 얘기다. 단순히 기업설명회(IR)나 탐방 내용을 담거나 회사 측이 밝힌 영업목표를 전망치로 제시하는 수준이다.
이 같은 현상은 증권가 불황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업황악화로 증권사들이 줄줄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종목 분석을 담당하는 리서치센터 인력이 대폭 축소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19대 주요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수는 779명으로 지난해(704명) 대비 10%가량 줄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소형주들은 실적 변동성이 큰 데다 한정된 인력과 비용으로 분석 대상을 넓히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반 증권사의 리서치센터가 기관투자자들을 위한 영업지원에 치우쳐 있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증권사들의 주요 고객인 기관투자가들에 대한 영업지원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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