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내년 한국에서 개최되는 세계군인체육대회에 북한이 참가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세계군인체육대회의 참가신청 마감일은 선수권대회 규정상 지난달 30일이다. 북한은 현재까지 참가신청을 하지 않고 있지만 마감일을 넘겨 신청해 참여한 전례가 많다. 북한이 대회 참여 신청을 할 경우, 오는 9월 열리는 인천아시아게임과 더불어 남북 스포츠교류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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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참가한다면 가장 주목해야 할 종목은 단연 여자축구다. 북한 여자대표팀 소속 선수는 모두 현역 직업군인이어서 북한이 이번 대회에 참여하면, 국가대표팀을 파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국제축구연맹(FIFA) 웹사이트에 따르면 북한 여자대표팀의 FIFA 순위는 9위로, 한국(16위)보다 높다. 북한 여자대표팀은 FIFA 순위가 112위인 북한 남자대표팀보다 국제무대에서 훨씬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북한은 2001년 아시아여자축구선수권대회에서 리금숙과 진별희를 앞세워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은 이듬해 열린 부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데 이어 2003년 아시아 여자축구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해 아시아 최강임을 입증했다. 2008년 대회에서도 정상을 차지해 저력을 과시했다. 조선중앙TV는 2011년 이 이야기를 '우리 여자축구팀'이라는 제목의 드라마로 제작해 방영하기도 했다. 북한은 2006년에는 FIFA 20세 이하(U-20) 여자월드컵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일각에서는 북한 여자축구팀의 현재 실력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평가하고 있다. 북한은 2012년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FIFA U-17 여자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함으로써 차세대 선수들의 저력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당시 북한의 준우승을 이끈 것은 리은심 선수였다. 이 대회에서 리은심은 8골을 기록해 득점왕을 차지했다. 리은심과 함께 활약한 리향심 선수도 주목받는 기대주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리은심이 득점왕에 오른 데는 리향심의 공이 컸다고 평가했다.
20세 이상 선수들 가운데 대표적인 공격수는 '인민체육인' 표창을 받은 평양체육단의 김성희다. 김성희는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북한의 첫 골을 뽑아내기도 했다. 4ㆍ25선수단의 김영애도 '득점명수'로 공격력을 인정받아 2010년 북한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최근에는 묘향산선수단의 최향심이 최고의 골잡이로 각광받고 있다. 최향심은 지난해 3월에 열린 만경대상체육경기대회 여자축구 1급 리그전에서 두 차례의 해트트릭을 포함해 총 11골을 뽑아내 최고득점자로 선정됐다. 이 대회에서 4ㆍ25선수단의 조윤미는 최우수 선수로, 소백수선수단의 김혜옥은 우수선수로, 봉화산선수단의 최금주는 최우수골키퍼로 각각 선정됐다. 이 중 조윤미는 작년 북한의 10대 최우수 선수에 뽑히기도 했다.
북한 여자축구의 전설적인 스타는 단연 리금숙이다. 2007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상'을 받기도 한 리금숙은 2008년 결혼 직후 은퇴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2011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5회 대회 때 남자 21명, 여자 19명 등 모두 40명의 군인이 참가한 바 있다"면서 "당시 이종무(준장) 북한 선수단 단 장은 공식 만찬에서 '문경대회에 참가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신청을 기다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최근 들어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달 30일 "'물에 뛰여들기(다이빙)' 선수들과 감독들이 새로 나온 혼성종목의 훈련과 경기 준비를 추진하고 있다"며 다양한 스포츠종목의 투자를 시사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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