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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거된 유대균·박수경, 어떻게 석달동안 몸 숨겼나?

최종수정 2014.07.26 05:24 기사입력 2014.07.26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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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주인 하모씨로부터 음식·생필품 제공받아…TV나 휴대전화 사용안 해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의 장남 대균(44)씨가 체포됨에 따라, 검경의 수사망을 피해 석달 넘게 도피를 해 온 그의 행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유씨와 도피 조력자 박수경(34)씨를 검거한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이들이 체포 당시 머무르고 있던 경기도 용인의 한 오피스텔에 잠입한 것은 지난 4월 22일이다.
그는 세월호 참사 발생 사흘 뒤인 4월 19일 인천공항을 통해 누나 섬나(48)씨가 있는 프랑스로 출국을 시도했지만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사실을 알고 공항에 차량을 버려둔 채 도주했다. 유씨는 경기도 안성에 있는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종교시설인 금수원으로 가 아버지 유 전 회장과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며칠 후인 4월 22일 오피스텔에 몸을 숨겼다.

금수원에서 오피스텔까지 이동은 '신엄마' 신명희(64·구속기소)씨와 그의 딸인 박씨가 도왔다. 박씨는 어머니 신씨의 지시에 따라 유씨의 도피를 적극적으로 도와 온 것으로 전해졌다.

오피스텔은 약 20㎡(6평) 규모로 이들은 체포 전까지 줄곧 집 내부에만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과 식자재 등 은신에 필요한 물품은 오피스텔 주인 하모씨의 도움을 받았다. 하씨는 유씨 수행원의 여동생으로 오피스텔을 수시로 드나들며 먹거리와 생필품 등을 건네줬다.
그러나 하씨는 은신 한달째인 지난 5월 23일 이후 오피스텔에 발길을 끊었다. 경찰은 하씨가 도피 조력자에 대한 처벌 수위가 높아지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씨가 더 이상 오피스텔을 찾지 않자 이들은 남아 있던 식자재를 이용해 끼니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쓰레기를 버리지 못해 경찰 급습 당시 곳곳에 쓰레기더미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유씨와 박씨 검거에 앞서 이들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하씨를 긴급체포했다.

오피스텔에는 TV 등 검경의 수사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마땅한 수단이 없었다. 노트북과 폴더로 된 휴대전화가 발견됐지만 추적을 의식한 듯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먼지가 쌓이는 등 도주 초반부터 사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유씨는 검거된 이후 경찰로부터 부친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

경찰은 유씨에게 노트북을 사용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밖에서 일어나는 세상 일에 관심을 끊고 싶었다"는 말을 남겼으며 주로 책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수사선상에 오른 유 전 회장의 자녀 중 신병이 확보된 건 유씨가 처음이다. 유 전 회장의 경영 계승자로 알려진 차남 혁기(42)씨는 미국에서 잠적했고 프랑스에서 체포된 섬나씨는 범죄인 인도절차도 지연되고 있어 국내 송환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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