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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군도'는 철저한 오락영화…'돌무치'는 귀여운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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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연출, 그림...이 모든 게 나에게는 유기적으로 작용한다"

하정우 "'군도'는 철저한 오락영화…'돌무치'는 귀여운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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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이하 '군도')'는 총 제작비만 165억원을 들인 대작이다. 조선 철종 시대를 배경으로, 힘없고 가지지 못한 이들이 지리산 일대에 군락을 이루며 자신들만의 유토피아를 만들며 사는 모습이 담겨있다. 지배층에 대한 복수도 능력있는 한 영웅이 아닌 다수 백성들의 몫으로 남겨놓는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 액션 활극을 보다 신명나게, 리듬감있게 보이기 위해 하정우는 머리를 밀거나 가발을 쓰고, 전라도 사투리를 쓰면서, 말을 탔다. "이런 여러가지 부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한 컷을 따기 위해 특수 분장만 3시간을 했다.

그 동안 선 굵은 마초 역할을 많이 했지만 '군도'에서는 순박하고 지능도 다소 떨어지는 '돌무치'를 연기한다. 그의 말대로라면 "귀여움이 포인트"인 역할이다. 결국 '돌무치'가 우여곡절 끝에 민란의 중심에 서게 되는 과정이 영화의 핵심이다. 영화 속 나이는 18세다. '돌무치'가 영화에서 나이를 밝히는 순간, (시사회) 객석에서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돌무치가 가족을 잃고 복수를 하는 상황 자체는 굉장히 슬프지만 이 캐릭터의 가볍고 통통 튀면서 코믹한 느낌은 끝까지 가지고 가야한다고 생각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군도' 개봉을 앞두고 그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지금까지 했던 작품 중에서 가장 제작비도 많이 들어간 작품이고, 신경쓰이는 부분이 많았던 작품인 것 같다.

"윤종빈 감독이 이 영화를 철저하게 오락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는데, 나 역시 거기에 일조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뜨악해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군도'에 대해 기대했던 부분과 실제 영화와의 간극 때문일 것이다. '돌무치'와 '도치'가 가지고 있는 드라마적인 상황 자체는 굉장히 슬프지만, 이 인물의 표현 방식까지 같이 무거워진다면 오히려 단면적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많은 분들이 진중하고 묵직한 모습을 기대했겠지만, 내 캐릭터는 가볍고 통통튀고 끝까지 유머를 잃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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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캐릭터를 분석한 후 연기할 때 가장 포인트를 주었던 대목은?
"돌무치에서 도치로 변화를 하더라도 돌무치가 가진 귀여움과 천진난만함을 잃지 않아야 했다. 그것이 이 캐릭터의 본질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슬픈 과거와 상처를 가지고 있더라도 그것을 남들에게 직접 드러내면서 사는 사람이 있고 다른 식으로 승화시켜나가는 사람이 있는데, 돌무치는 후자이다."

영화에서 웃음 포인트도 많다. 가장 고민했던 장면은?

"평상시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어떤 개그가 먹히는지 추적, 관찰했다.(웃음) 처음에 동생 '곡지'와 아이들한테 염소똥 파는 장면이 나오는데, 거기서 어떻게 관객들에게 첫 인상을 남길까 가장 많이 생각했다. 그 장면에서 무식하지만 순수한 돌무치의 모습을 보여야 하고, 곡지와의 관계를 보여줌으로써 나중에 복수를 하게 될 명분도 제시해줘야 하니까."

그동안 수많은 영화를 많이 했는데, 쉽지 않은 역할이 많았다. '군도'의 난이도는 어느 정도였나?

"감당을 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스킨헤드도 유지해야 했고, 돌무치로 있을 때는 가발도 써야 했고, 전라도 사투리도 써야 하는 등 부자연스러운 것들을 감안하고 연기를 해야 해서 불편한 지점이 있었다. 특수분장, 액션, 말타는 장면 등 여러 가지 핸디캡이 있었다. 한 컷을 따기 위해 분장만 3시간을 하고, 오지들만 골라서 촬영을 했다. 이러한 외형적인 것을 감안하면서 내적인 부분들과 연결을 시켜야 하니까 난도가 높았다."

'민란'이라는 소재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나?

"그걸 소재로 했을 때 이 영화가 재미가 있냐 없냐에만 관심을 가진다. 감독의 의도를 어느 만큼 잘 파악을 해서 표현하느냐가 문제다. 영화의 본질적인 메시지는 내가 관여할 바는 아닌 거 같다. 그것은 감독의 것이다. 내 캐릭터를 살리는 게 이 영화를 살리는 것이기 때문에."

윤종빈 감독이 이번 영화에서 특별히 주문한 점이 있다면?

"돌무치의 지능이 낮지만, 그것이 너무 도드라져 보이면 캐릭터에 방해도 될 수 있을 것이고, 관객들이 보기에도 마냥 희화화될 수 있었다. 이것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보일 수 있을까, 돌무치가 복수하러 가기까지의 힘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그런 것들을 고민했다."

단역부터 시작해서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여기까지 왔다. 모범적인 코스를 밟았다는 느낌이다.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정석대로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 일을 잡고 여기까지 온 것이 감사한 일이다. 의도해도 이렇게 올 수는 없을 것 같다. 어렸을 때는 물론 굉장히 막막하고 캄캄했다. 그러면서도 '안 될 이유가 없는데?'하면서 잘 될 것 같은 느낌도 있었다. 수많은 오디션을 떨어지면서도, 계속 이렇게 쓴 맛을 본 것을 보니 '어마어마한 게 기다리고 있구나' 생각했다. '프라하의 연인'이라는 드라마 이후에 드라마 캐스팅 제의가 많이 왔지만 영화배우가 돼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었다. '시간'이란 작품을 할 때에도 개봉은 불투명하지만 김기덕 감독의 작품에 주인공 한 번 하는 게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보트'는 일본 영화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어서 선택 했고. 작품을 고를 때마다 철저하게 '어떻게 연기를 잘할 수 있을까'가 기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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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빈 감독이랑 벌써 네 번째 작품이다. 윤 감독과 추구하는 바가 비슷하다거나 정서가 비슷한 측면이 있나?

"기본적으로 좋은 사람이다. 건강하고 정직하고 진실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기를 잘하기 위해 하는 노력이 있나?

"연기는 관찰이나 이해력이 있어야 한다. 내가 세상을 바라보고, 사람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만큼 시나리오 상의 내 캐릭터를 잘 볼 수 있을 것 같다. 연기를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은 기술적인 부분이고, 그보다는 캐릭터를 해석하는 능력을 업그레이드시키고 싶다. 내가 어떤 태도와 시선을 가지고 살아가는 지가 정말 영화 작업에 무섭게 반영이 된다."

그림을 그리고, 연출을 하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연기를 잘하기 위해서인가?

"연기를 잘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고 감독을 하는 부분이 있고, 연기와 그림 활동을 하기 때문에 감독을 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또 감독과 연기를 하면서 다 표현하지 못한 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부분도 있고. 이 세 가지가 유기적으로 관련이 있다. '롤러코스터'를 연출했던 것은 이 작품을 해야만 다음 작품을 할 수 있을 거 같았기 때문이다. 또 내가 이 시간에 그림을 그려야만 내일 영화 현장에 가서 연기를 할 수 있겠구나 싶을 때도 있다."

궁극의 목표는 무엇인가?

"영화를 하는 것이다. 감독이든 배우든, 어떤 식으로든."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사진=윤동주 기자 doso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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