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전은 이미 여러 차례 노출됐다. 중기중앙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월초 김용구 전 회장에게 25대 중앙회 회장선거와 관련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경고조치를 내렸다. 김 전 회장은 서울 남부 지방법원에서 경고조치 무효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며 맞붙었다. 지난달에는 김기문 회장이 중앙회 회장으로서 마지막으로 주재한 리더스포럼에서 "차기 회장 선거는 추대형식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보인 것도 뒷말을 낳는다. 당시 김 회장은 "전경련이나 대한상의 등 경제단체들이 회장을 추대하는 데 비해 중기중앙회만 경선을 통하다 보니 적잖은 후유증에 시달린다"며 "후보자들간 논의를 통해 추대 형식으로 치렀으면 좋겠다"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자기 사람 밀어주기'를 위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중소기업계 한 인사는 "김 회장의 영향력이 여전히 막강하다"며 "현 집행부서 차기 회장단에 1명 출마할 경우 중앙회 회원들이 자칫 김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선거는 아직 멀었다. 세월호 참사 후 내수침체로 외환 위기 때보다도 어려운 불황을 겪고 있는 중기가 자리 다툼으로 허송세월을 해서는 안된다. 가뜩이나 세월호 참사와 인사파동 후 '중소기업'이라는 화두가 점점 잊히고 있다. 차기를 노리는 후보자들의 마음이야 급하겠지만 지금은 중소기업계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예비 후보들도, 김기문 회장도 사적인 욕심을 접고 중기 발전에 지혜를 모야야 한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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