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法 불편한 진실]공무원은 잠재적 범죄자?…"인간관계 종치는 法"
세종시에서도 반응 쏟아져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장준우 기자] 김영란법의 직접적인 제재 대상인 공직자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 최초 발의된 원안과 정부안, 여러 의원발의 등을 두고 국회에서 정리를 하지 못한데다 법 적용의 당사자가 이러쿵 저러쿵 공개적으로 말하기가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다. 다만 공직사회가 더욱 투명하고 공정해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이런저런 걱정과 우려 때문에 부정적인 기류도 감지된다.
한 경제부처에 근무하는 A과장은 "(김영란법이) 공무원의 청렴성을 높이려는 법이 아니고 공무원을 잠재적 범죄자로 분류해 감시하려는 법 같다"며 "오히려 공무원의 신뢰를 더 떨어뜨리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업무와 무관하게 허물없이 지내는 사람과의 술자리나 저녁자리도 갖기 어렵게 되면 가족 친척 말고는 인간관계를 갖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고용부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사소한 부정부패도 척결할 필요가 있지만,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공무원들이 위축될 것이라는 점은 우려된다"면서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안 그래도 공무원들이 위축됐는데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더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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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시행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부처의 감사관은 "너무나 광범위한 적용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서민경제에 영향 미칠 수 있다"며 "특히 세종시와 같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확실히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김영란법이 부정부패의 고리를 확실히 끊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일하기 더 편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정부부처 사무관은 "선배나 고위직들이 간혹 회식자리에 친구나 지인을 참여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직무와 무관하고 대가가 없다고 해도 부하직원이나 후배 또는 공공기관 같은 을(乙)에서는 연관성을 안 따지기 어렵다"며 "아예 김영란법을 만들어 1%의 가능성이나 오해의 소지를 없애는 게 서로가 더 편하다"고 털어놨다.
장준우 기자 sowha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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