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국민이 낸 세금이 제대로 쓰이는지, 행정기관과 공무원이 업무처리는 잘하고 있는지 감찰하는 헌법기관이다. 공직 사회의 부정과 부패를 막을 마지막 보루다. 감사관들에게 공정성, 전문성 못지않게 고도의 청렴성이 요구되는 이유다. 그런 감사원의 고위 간부가 뒷돈을 받아 챙기고, 비리를 묵인하고, 부당하게 편의를 봐줬다니 충격이 크다. 더구나 김씨는 먼저 금품을 요구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하니 고양이에 생선을 맡긴 격이 아닐 수 없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얽히고설킨 민관 유착과 비리, 부패 행정의 실체가 백일하에 드러났다. 감사원은 그 질긴 고리를 끊어야 할 책무가 있다. 감사원이 직무감찰을 제대로 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던 관피아의 적폐를 미리 도려냈더라면 세월호 참사와 같은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감사원이 선박 안전검사를 하는 한국선급을 10년 동안 감사한 일이 없는 게 하나의 사례다. 공직비리 척결에 앞장서야 할 감사원의 간부까지 부정부패의 유혹을 떨치지 못한다면 공직개혁이나 관피아 척결은 공허한 외침이 될 따름이다. 감사원은 통렬한 자성과 결연한 각오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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