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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수협, 27년만에 비상총회…'첫 간선제 총장' 두고 내부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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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간선제 총장 선출, 내부 갈등 격화...평의원회도 '전원 사퇴'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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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법인화 이후 처음 치러진 간선제 총장 선거 결과를 놓고 서울대 교수협의회·평의원회와 이사회 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총장 선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요구에 이사회가 무응답으로 일관하자 교수협의회는 27년 만에 비상총회를 여는 등 공동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평의원회도 '평의원 전원 사퇴'라는 강수를 던지며 이사회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대 교수협의회는 이사회가 오는 14일 회의에서 총장 선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와 관련된 규정을 개정키로 약속하지 않으면 비상총회를 열어 후속 대응책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9일 밝혔다. 교수협 관계자는 "이사회가 학내 의견을 무시한 채 차기 총장 후보를 뽑은 사유에 대해 설명하라는 우리의 요청을 무시했다"며 "이에 109명의 교수들이 비상총회를 열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으며, 조만간 전체 교수들에 관련 내용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총회는 오는 16일께 열릴 전망이다. 총회에서는 이번 사태를 미리 막지 못한 교수협 회장단에 대한 재신임 투표와 이사회 전원 사퇴 요구 논의 등이 이뤄질 전망이다.1960년 구성된 교수협이 이번에 비상총회를 열면 1987년 이후 27년 만이다. 1987년 비상총회는 1980년 5월17일 계엄령 선포로 휴면상태로 들어갔던 교수협을 재건하려는 것이었다는 점에서 학내 문제로 비상총회를 여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학교 운영과 발전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의하는 기구인 서울대 평의원회도 이번 선거 결과는 교내 구성원의 의사를 무시한 것으로 도덕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평의원회는 이날 교수협, 인문·사회·자연대 교수 대표, 직원 대표, 총학생회 등이 참여하는 연석회의를 열고 이 문제에 대한 각계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오는 15일에는 본회의를 열고 총장 최종후보자에 대한 신임 투표와 평의원 전원 사퇴 여부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정근식 평의원회 의장은 "오연천 총장 겸 이사장의 사과와 차후 총장 선출 과정에서 교직원들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만들겠다는 약속이 없으면 15일 본회의를 열고 성 교수를 선출한 이사회의 결정을 인정할지 투표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19일 서울대 이사회에서는 성낙인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재적이사 15명의 과반인 8표를 얻어 제26대 서울대 총장 최종 후보로 당선됐다. 성 교수는 선거 전 치러진 총추위의 평가 점수에서 1위를 차지한 오세정 물리천문학부 교수에 뒤이어 강태진 재료공학부 교수와 공동 2위로 선정됐지만, 이사회의 투표에서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나왔다.

2011년 법인화 이후 이번에 처음 실시된 총장 간선제는 사실상 이사회가 모든 권한을 쥐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 학내 갈등을 낳고 있다.

한 서울대 교수는 "총장이 이처럼 이사회의 최종 판단에 의해서만 결정된다면, 총장의 자리는 각 후보 개인의 능력과 자질보다는 '로비력'에 의해 결정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서울대 관계자 역시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명목으로 법인화를 했지만 결국 제도적으로는 정치권 및 기업과의 폐쇄적 유착관계가 깊어질 가능성이 내포돼 있다"며 "이는 오히려 서울대의 자율성을 크게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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