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의 슈퍼 주부들, SKT 광대역 LTE-A 마케팅 전략 짠다

'고객자문단' 통해 상품 서비스 기획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에 고객의 '진짜 목소리' 반영
기상캐스터, 스튜어디스, 앱 개발자 등 이색경력 주부들 100여명 몰려 눈길
3단계 프로젝트 수행 후 CEO 대상 발표…우수 아이디어는 실제 출시

SK텔레콤 마케팅 자문단을 맡은 9명의 주부들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알뜰살뜰, 꼼꼼, 욕심 많은 주부들이 SK텔레콤 (대표 하성민)의 자문단으로 활동하며 차세대 마케팅 전략 짜기에 나섰다.

SK텔레콤은 3배 빠른 ‘광대역 LTE-A’ 시대를 맞아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업계 최초로 전문화된 '고객 자문단'을 선발해 고객 의견을 바탕으로 한 마케팅 전략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 고객 자문단은, SK텔레콤이 향후 선보일 각종 상품 및 서비스의 기획부터 개발, 유통 모든 과정에 고객의 목소리와 의견을 반영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따라서 단순한 ‘고객 서비스’ 측면만이 아닌 ‘마케팅 전략’ 관점에서 회사가 준비하고 있거나 발굴하려는 영역에 대해 함께 연구하고 개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지난 5월 모집공고 후 약 100여명의 지원자가 모였고, 3차례의 면접을 거쳐 9명이 1기 자문단으로 선발됐다. 모집·선발 과정에서 눈에 띈 특징은, 신청자 다수가 이색 경력을 가진 '주부'라는 점이다.

기상캐스터, 스튜어디스, 앱 디자인회사 팀장 등 화려한 경력과 능력을 갖췄지만 출산, 육아로 인해 사회활동을 접어야 했던 주부들이 다시 역량을 발휘해 보고자 나선 것이다.

1기 자문단원인 신동은 씨는 "웹 디자인 회사에서 10년을 일한 경험이 있다. 육아 때문에 잠시 업계를 떠났지만 다시 기업의 일을 체험하며 나 자신의 가치를 다시 찾고 싶다는 생각에 신청하게 됐다"면서 "회사가 미처 들여다보지 못한 고객의 생각을 여과 없이 전달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고객 자문단은 3개월 간 총 3개의 월 단위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다. 지난 25일에는 1차 프로젝트 과제인 ‘특정 고객집단의 니즈(needs) 발굴, 특화상품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자문단원들은 각자 특정 고객군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수행하고, 해당 고객들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특화 요금제, 제휴 상품 및 서비스 등을 구상해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SK텔레콤의 마케팅 전략 부서 담당자들이 함께 참석해 심도 있는 질의와 토론을 나눴다.

오는 8월 말 3차에 걸친 프로젝트 보고서가 완성되면, CEO가 참석하는 전략 회의에서 발표도 할 예정이다. 여기서 실행 가능성 및 기대효과가 높다고 평가된 아이디어는 곧바로 유관 부서와 함께 보완, 발전시켜 실제 상품·서비스로 개발하게 된다.

SK텔레콤은 특히 지난 19일 세계 최초로 3배 빠른 광대역 LTE-A 서비스를 상용화 하면서 고도화된 네트워크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신개념 서비스, 요금 상품의 출시가 가능해져, 이와 관련된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다수 발굴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원영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은 "지금까지 기업의 '고객 의견 듣기'는 상품 출시 전후 고객반응이나 만족도 조사 등 사업자 관점의 활동에 그쳤다면 SK텔레콤 고객 자문단은 고객의 ‘생생한 목소리’를 회사 전략 수립 단계에서부터 반영하는 고객 관점의 경영활동"이라며 "고객을 가장 잘 아는 것은 고객 자신인 만큼, 실질적인 마케팅 성과와 고객만족도 제고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