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내한공연 앞둔 뮤지컬 '캣츠' 주연배우 및 안무가 인터뷰

뮤지컬 '캣츠'의 한 장면(제공 :설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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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시 '황무지'로 유명한 T.S. 엘리엇(1888~1965)은 1939년 어린이들을 위한 시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를 발표했다. 아름다운 시어로 여러 종류의 고양이를 소개한 이 시집은 사실은 인간 세계를 빗대고 있다. 여기에 이야기를 덧붙이고, 노래를 더하고, 캐릭터를 세분화시켜 무대에 올린 작품이 바로 뮤지컬 '캣츠'다. 뮤지컬계의 환상의 콤비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가 힘을 합쳐 첫 선을 보인 게 1981년 영국 웨스트엔드 뉴런던씨어터에서였다. 이후 '캣츠'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성공을 거두며 소위 '뮤지컬 빅4'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국내에서는 1994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정식 라이선스 계약으로는 첫 선을 보였다. 그리고 국내 무대에 데뷔한지 딱 20주년인 올해, 6년 만에 다시 내한공연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이미 지난달 30일과 6월1일 안산 문화예술의전당에서 성공적인 프리뷰 공연을 마친 '캣츠'는 오는 13일부터 8월24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화려한 막을 올릴 예정이다. 3일 공연장에서 공연 준비에 한참인 배우 에린 코넬(그리자벨라 역)과 얼 그레고리(럼 텀 터거), 협력안무가 에마 델메니코를 만나 보았다.

우선 이들이 가장 놀랐던 점은 안산 공연에서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이다. 에린 코넬은 "관객들이 마치 록 콘서트에 온 것처럼 열광적인 호응을 해줬다"며 "특히 '메모리'를 부르고 난 다음에 터져나온 박수와 환호에서 진심으로 공감을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에마 델메니코 역시 "관객들이 배우들의 퍼포먼스를 문맥으로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연이 존중받는 느낌마저 들었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안무가 에마 델메니코, 그리자벨라 역의 에린 코넬, 럼 텀 터거 역의 얼 그레고리

왼쪽부터 안무가 에마 델메니코, 그리자벨라 역의 에린 코넬, 럼 텀 터거 역의 얼 그레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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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에린 코넬이 맡은 '그리자벨라'는 한 때는 아름다운 고양이로 '젤리클'의 멤버였지만,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 바깥 세상으로 나갔다가 늙고 초라한 모습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다른 고양이들이 그녀를 외면하고 배척하면서 외로운 신세가 된다. '그리자벨라'가 회한에 젖은 채 부르는 노래 '메모리(Memory)'는 뮤지컬 넘버 중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8살 때 비디오로 처음으로 '캣츠'를 보고, 엄마한테 '그리자벨라' 역을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연출님이 무대에서 '메모리'를 부르고 난 후에는 관객들과 잠깐 소통하는 시간이 필요할 거라고 했는데, 처음에는 그게 무슨 말인지 잘 몰랐다. 하지만 첫 공연을 하고 관객들의 큰 환호를 보는 순간에서야 알게 됐는데, 그 순간이 정말 감동이었다."

얼 그레고리가 맡은 럼 텀 터거 역은 젤리클 멤버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고 카리스마가 넘치는 고양이다. 얼 그레고리는 "무대에서는 정말 많은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에 관객들도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가 있다"며 "또 '캣츠'는 '오페라의 유령'이나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 등 다른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작품처럼 클래식한 느낌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양이의 몸짓에서부터 습관, 걸음걸이, 자세 등을 자연스럽게 무대에서 표현해내는 일은 배우로서 힘든 도전이었다. 매일 아침 연습실에서 리허설을 할 때마다 고양이가 기어다니거나 냄새를 맡거나, 혹은 몸을 긁는 장면들을 연습하는 시간을 가져야 했다. 에린 코넬은 "고양이처럼 몸을 앞으로 숙이면서 노래까지 해야하는 게 힘들었다"고 털어놓았고, 에마 델메니코는 "고양이처럼 기어서 다니는 것에 익숙해져야 했고, 아예 고양이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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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캣츠'

뮤지컬 '캣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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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배우들을 '고양이화'시키기 위한 '캣츠' 만의 재밌는 전통도 있다. 리허설 기간에 각 캐릭터마다 고양이 '꼬리'를 하나씩 받는데, 이 꼬리는 배우들이 스스로 캐릭터에 맞게 꾸밀 수 있다. 에린은 그리자벨라가 글래머러스하고 매력적인 캐릭터이기 때문에 검은색과 금색을 많이 사용해 꼬리를 꾸몄다. 고양이 스티커와 나비 모양의 리본도 장식했다. 얼 그레고리는 극 중 등장하는 대사에 착안해 쥐 모양으로 꼬리를 꾸몄다. 또 배우들은 가이드라인에 따라 무대 분장도 손수 한다. 서서히 고양이로 변신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역할에 보다 몰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연 중간중간 관객들과 소통하는 시간도 '캣츠'만의 재미 포인트다.


'캣츠'는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1981년부터 2002년 5월까지 총 8950회 공연됐으며, 브로드웨이에서는 1982년부터 2000년 9월까지 7485회 기록을 세워 기네스북에 올랐다. 현재도 전세계에서 여기저기 새로운 신화를 써내려가는 '캣츠'의 매력은 무엇일까. "각 고양이의 성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다양하다. 또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배우들의 몸짓과 동작만으로도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고, 그 내용에서도 감동적인 부분이 있다. 무엇보다 음악이 정말 기억에 남을 것이다. (에마 델메니코)"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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