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차 등 시설투자 강화…객실 내부 인화성 물질↓
이날 오전 10시51분께 조모(71)씨가 미리 준비한 11L 시너를 전동차 의자에 뿌리고 불을 붙였다. 그러나 불길은 열차 내외부로 크게 번지지 않았다. 이는 지난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열차 내부를 불연·난연성 소재로 전면 교체했기 때문이다.
이 사고 이후 전국적으로 낡은 전동차를 교체하거나 불이 쉽게 옮겨 붙지 않게 내부를 개조하는 시설투자가 강화됐다. 2006년 6월 전국 지하철 전동차 4325대에 대한 내장재 교체 공사가 3434억원의 예산으로 완료됐다. 객실 의자는 코팅처리 된 스테인리스와 난연 섬유로 바뀌었으며 열차 바닥과 단열재는 각각 합성고무와 유리섬유로 교체됐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전동차 내장재를 불연 소재로 바꿔 큰 불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직원 및 승객 대상 안전교육 강화
안전교육을 강화한 것도 대형 참사를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대구지하철 화재 때는 승객들을 대상으로 전동차 내 소화기 위치, 출입문 수동 작동 장치와 긴급경보·통신장비 사용법 등의 교육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전동차 안에 긴급 통신시설과 출입문 수동 작동 레버 등이 있었으나 위치나 사용법을 알고 있는 승객들은 거의 없었다.
승객을 대상으로 하는 안전교육도 강화됐다. 전동차 내부 및 역사에 긴급 통신시설과 화재발생시 대피 요령 등을 알리는 게시물을 부착하고 행선안내게시기를 통해 동영상으로 안전 관련 사항을 수시로 알리고 있다.
이번 사고에서 승무원들과 승객들의 초기 대응이 빨랐던 이유도 이러한 노력의 결과였다. 용연상 서울메트로 홍보실장은 "직원과 승객 대부분이 비상사고 발생 시 진행하는 매뉴얼대로 움직였다"며 "그동안 안전교육을 강화한 것이 빛을 발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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