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군용기의 연이은 동해 침범… 왜? (종합)

러시아 해군이 운용하고 있는 해상초계기 IL-38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러시아 군용기 2대가 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했다. 올해 침범횟수만 20회가 넘는다.

합동참모본부는 21일 "러시아 군용기 2대가 이날 오전 8시40분부터 9시40분까지 50분간 KADIZ를 침범했다"고 밝혔다.

침범한 러시아 군용기는 해상초계기 IL-38로 우리 공군은 침범 직후 F-15K 2대를 대응출격시켜 통신으로 경고했다. 이후 러시아기는 동해 쪽으로 퇴각했다. 합참은 러시아 군용기가 정찰과 훈련 목적으로 KADIZ에 침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러시아 IL-38은 Il-18 수송기를 개조한 모델이다. 러시아 해군은 항속거리 7200㎞인 IL-38 초계기를 26대 운용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Tu-95 전략 폭격기를 개조한 Tu-142 해상초계기 40여대를 운용 중에 있다. 이 가운데 20여대가 태평양 함대에 배속되어 있다.

일본도 러시아 해상초계기 IL-38의 동해상 정찰활동에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6일(현지시간) 일본 자위대를 인용, 러시아 정찰기들이 최근 사흘 동안에만 세 차례나 동해상에서 정찰 활동을 벌였다. 북한이 동해로 노동 미사일 2기를 발사한 지난달 26일 이후 이날까지 동해 정찰기 출격횟수는 모두 8차례나 된다.

일본 자위대에 따르면 이날 일류신(IL)-20 정찰기가 동해상에서 정보 수집 활동을 벌였으며, 하루 전에도 해상 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대잠수함기 IL-38 2대가 역시 동해 상에서 정찰 비행을 했다.

지난 4일에는 장거리 대잠수함기 투폴례프(Tu)-142 2대가 일본 영공 인근 동해상에서 정찰 비행을 했다. Tu-142 정찰기들은 독도와 일본 오키제도 사이에서 처음 포착됐으며 이어 한반도 동쪽으로 이동하다 다시 일본 열도 서쪽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비행했다고 일본 방위성은 설명했다.

Tu-142는 소련 시절인 1960년대 자체 무장 탄도미사일로 핵잠수함을 파괴하는 것을 주임무로 개발된 장거리 대잠수함기다. 하지만 최근에는 장거리 정찰기로 주로 이용되고 있다.

러시아 정찰기들은 일본 영공을 침해하진 않았지만 매번 일본 자위대 소속 전투기들이 긴급 발진해 경계 비행에 나서야 했다고 방위성은 밝혔다.

전문가들은 동해상에서 잦아진 러시아 정찰기들의 비행 활동이 최근 들어 고조된 한반도 긴장 상황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