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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잊혀질 권리' 인정…방통위 "장기적 검토"(종합)

최종수정 2014.05.14 11:27 기사입력 2014.05.14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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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유럽 최고법원이 구글 고객의 데이터 삭제 요구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인터넷에서 개인의 '잊혀질 권리'를 실현하는 진일보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잊혀질 권리 도입을 장기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13일(현지시간) 유럽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한 스페인 남성이 인터넷 검색 결과로 표시되는 과거의 내용에 여전히 자신의 이름이 표시돼 사생활 침해를 받고 있다는 주장을 인정하고 구글에 대해 남성의 개인정보를 삭제하도록 명령했다.
ECJ 재판부는 "구글 사용자는 구글에 대해 검색 결과의 삭제를 요구할 권리를 갖고 있다"며 "사용자가 시효가 지나고 부적절한 개인정보를 지워달라고 요구할 때 이를 삭제해야 하고, 고객이 개인정보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 별도의 창구도 마련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동안 잊혀질 권리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개인의 요구를 받아들인 법원 판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유럽연합(EU)이 온라인 기업의 개인정보 수집과 무단 사용으로부터 개인의 권리를 지키는 방향으로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나온 판결이어서 유럽을 중심으로 잊혀질 권리에 대한 주장이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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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사용자가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에 개인정보 관련 게시물을 삭제 요청 시 즉시 삭제토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노근 의원(새누리당)이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개인정보가 담긴 글을 본인이 직접 삭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에 통과되면 인터넷에 올린 사적인 글과 사진 등의 정보를 개인이 통제권을 갖고 삭제할 수 있게 된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에서는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 요건으로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이 있는 경우로만 제한을 두고 있다.

정부와 국내 포털들도 이번 판결의 취지에는 동의하면서 법제화에는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관련 해외 법규가 없었다는 게 잊혀질 권리가 도입되지 않았던 논리였다"며 "잊혀질 권리 도입은 장기적으로 조심스럽게 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업계도 허용 범위 등에 있어서 좀 더 세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내 한 포털업계 관계자는 "국내서도 관련 법규가 없지 않지만 법 적용을 좀 더 용이하고 명확하게 하는 것이 문제"라며 "잊혀질 권리가 인터넷 기업의 서비스 정책으로 자리잡는 데는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가 완전히 사라질 수 있는 만큼 서비스 이용에 대한 사용자의 사전 동의와 알람 기능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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