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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해경-언딘 사망 잠수사 투입놓고 책임 떠넘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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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전남)=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21일째인 6일 오전 수색 작업에 참여한 잠수사가 사망하면서 사고 원인과 투입 배경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양경찰과 언딘마린인더스트리(언딘) 측이 '책임 떠넘기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해당 잠수사를 직접 추천한 관련 협회는 물론 언딘과 해경에서도 이들에 대한 사전 검증 등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주먹구구식 작업이 또 다른 인명사고를 불렀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이날 세월호 실종자 수색 작업에 투입된 민간 잠수사 이모(53)씨가 작업 도중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전날 오전 사고해역에 있는 바지선에 들어갔고 이날 오전 첫 잠수를 하다 변을 당했다.

사고대책본부는 이씨의 투입 경위에 대해 "기존 잠수사들의 피로 누적에 따른 대체인력 확보를 위해 언딘 측에 50명 이상 민간 잠수사를 확보할 것을 요청했고 언딘에서 잠수업체와 협회, 개인적 친분을 이용해 전문 잠수 인력 보강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해경 측이 언딘에 인력확보 요청을 한 것은 맞지만 투입 과정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언딘 측은 "지난 3일 정부의 추가 동원 명령에 따라 대한인명구조협회에서 인원을 모집해 현장 민간 잠수팀에 투입한 것으로 언딘 소속이라고 할 수 없고 계약도 이뤄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언딘에 배속받아 작업을 함께 했을 뿐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주장이다.

이씨를 직접 수배해 현장에 투입한 대한인명구조협회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협회 측은 "이씨가 현장 활동에 무리가 없다는 판단을 해 투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잠수업계에 종사해 온 이씨는 안산화력발전소와 청평댐 수문교체 등에 참여했고 30년 경력의 베테랑 잠수사으로 알려져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의 구조·수색 작업에 참여했던 한 민간 잠수사는 "사고 해역은 거센 조류는 물론이고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는 등 기존의 수중작업과는 확연히 다른 환경"이라며 "오랜 경력과 작업 가능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잠수사에 대한 검증과 투입 전 교육, 비상상황에 대비한 의료 체계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그러나 해경과 언딘, 협회 어디에서도 이를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 곳은 없었다.

해경 관계자는 "잠수사에 대해 별도의 검증을 하거나 투입되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해경 쪽에서 관리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결국 잠수사가 작성한 이력 몇 줄로 경력 등을 파악하는 것이 전부고 투입 여부도 협회나 언딘 측을 통해 구두상으로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해경은 뒤늦게 잠수사에 대한 안전교육과 잠수 전문의 투입 및 치료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작업 도중 숨진 이씨는 5층 로비 2차 탐색을 위한 가이드라인 설치를 위해 오전 6시6분 입수해 수심 24m의 선체 우현에서 작업을 했다. 6시17분께 이씨의 호흡 이상이 감지되고 통신에도 응답이 없자 수상에서 대기 중이던 잠수사 2명이 물속으로 들어가 이씨를 끌어올렸다. 이씨는 수심 22m 지점에서 가이드라인에 공기호스가 걸린 상태로 마스크를 벗고 엎드린 채로 발견됐다. 목포한국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지만 7시36분께 결국 사망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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