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록 한양대 교수의 책 ‘글로벌 경제 매트릭스-유럽편’의 한 대목이다. 유럽 재정위기 당시 그리스와 독일의 관계를 재밌게 빗대었다.
하지만 시계를 조금만 되돌려보아도 그리스는 유럽 재정위기의 '진앙지'였다. 2011년말 그리스의 10년 만기 국채 이자율은 연 35% 이상 솟구쳤다. 2012년 말 GDP 대비 정부부채비율은 170%에 도달했다. 유럽연합(EU), 유로존, 국제통화기금(IMF) '트로이카'가 달려들어 그리스를 지원했다.
이 책은 그리스로 촉발된 유럽 재정위기의 출발과 진행과정을 돋보기를 들고 세밀하게 풀어냈다. 유럽재정위기를 이해하기 위한 단초인 재정과 국채에 대한 기초적인 개념 설명에서부터 시작해 유럽연합(EU)의 탄생과정과 유로존의 구조적 위기를 밀도 있게 녹였다.
'국채'에 대한 알기쉬운 개념풀이도 눈에 띈다. 국가의 가장 큰 손인 정부가 돈을 확보하는 수단은 크게 국채와 세금이다. 지하경제가 발달한 나라에서 조세로 돈을 확보하기 어렵고, 조세저항도 만만치 않아 국채에 의존하기 쉽다. 이에 그리스 정부는 국채를 발행하게 된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위기로 그리스의 관광산업과 선박산업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갚을 수 없는 나라 빚이 쌓여가고, 그리스만의 위기는 유럽 전체의 위기로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갔다.
유로존을 둘러싼 복잡한 쟁점들을 알기 쉽게 입체적으로 다룬 점은 이 책의 큰 장점이다. 저자는 들어가는 말에서 "유럽을 하나의 객체로 담아내긴 여간 쉽지 않다. 아주 많은 나라들이 무수히 분열과 통합을 반복해 그 사설들이 복잡하고 다난할 수 밖에 없다"면서 "유럽 대륙의 경제적 갈등과 힘의 충돌 그리고 눈물자국 어린 이야기들을 차곡차곡 쌓았다"고 말한다.
<'글로벌 경제 매트릭스 유럽 편'/임형록 지음/도서출판 새빛 출간/값 1만8000원>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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