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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바다 수온은 12도…기적을 찾는 그들

최종수정 2014.04.23 12:00 기사입력 2014.04.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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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 '최초 공개' 세월호 사고 현장, 직접 가보니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22일 저녁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2.5마일 인근 해상 세월호 침몰 지점에서 구조 작업에 투입된 '2003 금호호'(바지선). 사진=공동취재단

22일 저녁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2.5마일 인근 해상 세월호 침몰 지점에서 구조 작업에 투입된 '2003 금호호'(바지선). 사진=공동취재단

22일 오후 2시쯤. 지지부진한 구조작업에 조용하던 진도군청 범정부사고대책본부 브리핑룸이 갑자기 부산해졌다. 해군 당국이 사고 발생 후 처음으로 취재기자들에게 구조 현장을 공개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겉으론 언론 취재 지원을 내세웠지만, 구조작업 지연으로 궁지에 몰린 해군 측이 "우리도 할 만큼 하고 있다"며 홍보를 위해 급조한 기색이 역력했다.

어쨌든 사고 현장의 모습을 기록하고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은 물론,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과 의문들을 눈으로 보면서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공동취재단에 뽑힌 기자는 팽목항에 도착한 후 주변 둘러 볼 겨를도 없이 해군 소속 소형함정(YUB 가-849함)을 타고 사고 해역으로 향했다.

1시간가량 시속 20노트로 항해한 끝에 마침내 구조작업이 한창인 사고 해역에 도착했다. 수십 척의 커다란 함정ㆍ소형 선박들이 사고 해역을 둘러싸고 있었고, 현장에선 바지선 '2003 금호호'가 해저에 고정된 채 구조작업에 한창이었다. 구조에 투입된 잠수사들의 베이스 캠프 역할을 하는 금호호 후미에는 수십명의 구조 관계자와 가족 대표들이 초조한 모습을 감추지 못한 채 서 있었다. 바지선 바로 옆 200m 지점에 떠 있는 사다리꼴 모양 부표 2개가 바로 세월호의 선체가 가라앉아 있는 곳. 뿌옇게 푸른 바닷물 깊숙히 아이들이 갇혀 있는 그곳, 무심한 바닷물만 넘실대고 있었다.

22일 오후 세월호 침몰 현장에 해저 선수 부위와 연결된 부표 2개가 더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2일 오후 세월호 침몰 현장에 해저 선수 부위와 연결된 부표 2개가 더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구조작업 왜 늦어지나?
취재진의 바지선 탑승 및 구조 현장 취재는 가족들의 거부로 성사되지 못했다. 하지만 사고 지점 바로 인근에 정박해 구조 작업을 실질적으로 지휘하고 지원 중인 해군 해난구조선 청해진함에 올라 해난구조대(SSU) 관계자들로부터 궁금증과 의혹을 물어 볼 수 있었다.

먼저 "구조작업이 왜 이렇게 늦냐"고 질문했다. SSU 관계자는 "잠수사들의 투입 위치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민간 잠수사들이 사람이 있을 만한 곳을 집중적으로 뚫어 초기 시신 수습 성과를 올렸던 것과 달리 군ㆍ경 잠수사들은 선박의 전체를 끝에서 차례차례 수색해가다 보니 늦어졌다는 것.

또 '빠르다'고만 알려진 사고 해역의 조류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여서 구조 작업에 결정적인 어려움을 주고 있다는 게 SSU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송무진 SSU 중령은 "조류가 선체 근처에는 시속 2~3노트인데, 사람이 빠질 경우 순식간에 5~10미터 정도 떠내려가는 정도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22일 오후 세월호 침몰 현장에 투입된 잠수부들이 구조 작업을 위해 배를 갈아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2일 오후 세월호 침몰 현장에 투입된 잠수부들이 구조 작업을 위해 배를 갈아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그 많은 배ㆍ잠수부들은 뭐하고 있길래?

함정 214척. 항공기 32대. 구조팀631명. 지난 21일 하루 투입된 구조 수색 인력과 장비다. 상상을 초월하는 물량이 투입되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자 국민들은 "도대체 그곳에 투입돼 뭘 하고 있는 것이냐"며 답답해하는 사람이 많다. 현장에서 직접 가보니 답이 나왔다. 현재 이곳의 대형 함정들은 사고 지점을 중심으로 1마일, 3마일, 7마일, 10마일 등의 반경으로 4중의 원을 그린 채 정선해 있다. 이 함정들은 표류 시신 수색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시신을 탐색하기 위한 인력이 간판에 배치돼 있는 배는 눈에 띄지 않았다.

다만 군경 소속 모터보트 등 소형 함정들이 부지런히 인력과 장비를 베이스격인 바지선으로 실어 날랐다. 시신이 발견될 경우 실어나르기 위한 함정도 대기중이었다.

한마디로 말해 숫자와 달리 현장에서 실제로 구조 작업 중인 배는 아주 소수라는 얘기다. 날마다 투입된다는 500~600여명의 잠수부들도 허수가 많았다. 해군 SSU 관계자는 "게 중 100명 정도만 실제 잠수에 투입된다. 2개조가 5개 가이드라인을 이용해 20~30분 잠수하는데, 그나마 정조 때를 비롯해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생존 가능성ㆍ구조될 희망은 있나?

배안에 갇혀 있거나 표류 중인 사람들 중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은 있을까? 사고 8일째 단 한 명의 추가 구조자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매우 민감한 질문이다. 이와 관련한 구조 현장 분위기는 어두웠다. 장진홍 SSU 대장은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해난 구조를 하다 보면 기상 천외한 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일로 답변을 대신했다. 시간이 갈수록 생존자 발견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지만, 한줄기 기적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다른 SSU 관계자는 "오랫동안 침몰된 배를 구조해 봤는데, 이보다 훨씬 작은 배도 탈출하지 못한 사람들이 결국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고 말했다.

22일 오후 해군 구조함 청해진함 함상에서 해군 해난구조대(SSU) 장진홍 대장이 기자들에게 구조 작업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2일 오후 해군 구조함 청해진함 함상에서 해군 해난구조대(SSU) 장진홍 대장이 기자들에게 구조 작업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현재 구조의 진도는 얼마나 나갔나?

현재 실종자 300여명 중 약 40% 정도가 구조된 상태다. 잠수사들은 현재 4층 격실과 3층 식당에 진입해 집중 수색을 하면서 이틀새 시신을 많이 발굴한 상태다. 해군은 앞으로 표면공기공급식(일명 머구리) 장비를 갖춘 잠수사를 투입해 선체 깊숙한 곳까지 수색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조무진 해군 중령은 "시신 숫자만큼 진도를 나갔다고 보면 된다. 희생자들이 사고 당시 한쪽으로 몰렸던 상황이어서 작업 속도가 급속도로 진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고 8일째가 되면서 시신들이 부패해 부상, 유실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해역의 수온은 12도 정도로 상당히 낮은 상태라서 아직까지 시신의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관계자는 "창문을 깨고 진입할 때도 시신 유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가족들의 허락을 받고 깨고 들어갔다"며 "만약의 경우라도 시신 유실 가능성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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