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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출항부터 침몰까지 '부실투성이' …시간대별로 재구성한 세월호 침몰사고

최종수정 2014.04.22 15:33 기사입력 2014.04.2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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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세월호 사진(제공:해양경찰청)

▲세월호 사진(제공:해양경찰청)


진도 인근 해상에서 여객선이 침몰한지 엿새가 흐른 가운데, 점차 사건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세월호의 출항부터 침몰까지 전 과정이 '부실투성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오후 6시 30분부터 배가 최종적으로 침몰할 때까지의 상황을 정리했다.

◆ 15일 오후 6시 30분 … 허위보고·인원파악無, 사고는 예기됐다

첫 번째 부실은 '허위보고'였다. 세월호 측이 운항관리규정에서 정한 적재기준을 초과해 차량과 화물을 선적하고도 해운조합에 이를 축소보고 한 것이다. 세월호 측은 지난 15일 출항 전 해운조합에 150대, 657t을 싣고 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청해진해운 측이 지난 18일 브리핑을 통해 밝힌 적재차량과 화물은 각각 180대·1157t였다. 여기에 화물차에 실린 짐, 승객 및 연료의 무게까지 합산하면 최대 적재한도인 재화중량톤수 3963t을 뛰어 넘었으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런 축소보고에 대한 관리·감독은 그저 형식적일 뿐이었다.

출발 전 승선인원도 부실하게 파악됐다. 화물업계 관행상 표 한 장에 여러 사람이 탑승하는 경우가 빈번한데도 이에 대한 안배는 전혀 없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사고 직후 당국과 선사 측은 부랴부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며 인원 파악에 나섰고, 탑승인원 발표를 무려 여섯 번이나 수정했다. 심지어 아직까지도 최종 탑승인원은 확실하지 않은 상태다. 청해진해운 측은 18일 언론브리핑을 통해 "승선명부에 없는 사망자가 나왔다"면서 "정확한 것은 미상이다"라고 실토했다. 22일에도 승선명단에 없던 사망자 2명이 발견돼 승선인원은 앞으로도 '미정'상태가 될 전망이다.

◆ 15일 오후 9시 … 안개 자욱한데 안전교육도 없이 출항한 세월호
안전교육 역시 부실하긴 마찬가지였다. 출항 당시 승객들에게 구명동의 비치장소·사용법 등을 교육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있기 때문이다. 해양경찰청의 여객선안전관리지침엔 '선장은 출항 전에 여객에게 구명동의 비치장소·착용법을 설명해야 한다고 적시돼 있다. 그러나 생존 학생들의 증언은 "그런 교육을 받지 못했다"는데 일치돼 있다.

출발이 지연됐는데 근무조정이 없었던 것도 문제였다. 세월호는 원래 오후 6시 30분께 출항예정이었으나 짙은 안개로 오후 9시에 출발했다. 그러다보니 전국에서 두 번째로 물살이 강한 '맹금수도'(전남 진도군 맹골도·거차도 사이의 바다)를 3등 항해사가 운항하게 되는 상황이 빚어졌다. 그러나 세월호 측은 이를 감안한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이준석(69) 세월호 선장은 최근 수사 과정에서 "내가 운전했으면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가 침몰한 진도 앞바다

세월호가 침몰한 진도 앞바다


◆ 16일 오전 8시 49분 … 운명의 시간, '마르도스'는 잠들어 있었나

위험지역을 이동할 때 선장이 자리를 지키지 않았던 것도 문제였다. 16일 오전 8시 49분 37초, 세월호는 갑작스레 변침을 시도해 45도 가량 오른쪽으로 돌았다. 장범선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이 때 회전하면서 무게중심이 쏠려 배가 기울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실상 세월호의 운명이 결정된 이 시각, 검·경수사본부에 의하면 이준석 선장은 선장실에서 잠을 청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 법규에 위험지대를 경과할 땐 선장이 조타실에 있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이 선장은 배가 기울고 나서야 선장실을 나와 선원들에게 구조요청을 지시했다. 목포해경에 사건이 신고 된 건 오전 8시 58분이었다.

평소 안전교육을 받지 않은 선원들의 혼선도 사고를 키웠다. 9시 14분경 세월호는 뒤늦게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탈출 가능 여부를 묻는 진도교통관제센터(VTS)의 질문에 "탈출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는 20분께 승객들에게 "선내에 대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30분 이후에 탈출한 승객들이 대다수 생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없는 조치다. 이후 37분께 선장과 일부 선원은 구조가 쉬운 브리지(선교)로 대피했다. 비상상황 시 각자 지정된 위치를 지켜야 한다는 운항관리규정이 있지만 안전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선원들은 이를 준수하지 않았던 것이다.

◆ 16일 오전 10시 … 탈출한 마르도스, 승객 302명은 배 안에 그대로

결국 진도VTS와의 교신은 16일 오전 9시 37분께 끊어졌다. 선원들이 급히 대피해버리면서 세월호의 지휘·통제 계통도 단절됐다. 위급을 감지한 학생·시민들은 바닷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승객들은 여전히 '선내에 대피하라'는 말만 믿고 자리를 지켰다. 자리를 피한 선장과 선박직 선원들은 오전 10시께 전원 구출됐다. 바다로 뛰어든 174명의 학생·시민들도 천행으로 목숨을 건졌다. 그러나 302명이나 되는 승객들은 차가운 바닷 속으로 침몰하는 배 안에 갇혀야만 했다. 22일 오후 2시 현재 사망자는 108명, 실종자는 194명이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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