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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재난 와중에 의사들은 내분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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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정신은 바라지도 않는다. 이 와중에 밥그릇 싸움을 해야 하나!"

대한의사협회가 내분에 휩싸인데 대한 여론은 냉소적이다.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인해 온 국민이 집단 슬픔을 겪고 있는 와중에 생명 대신 밥그릇을 택한 모습에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도 협회 내분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여 의사들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도 한층 격화될 것이 우려된다.
노환규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21일 본지 통화에서 지난 19일 임시대의원총회에서 결정된 회장 탄핵에 대한 결정에 불복한다는 뜻을 밝혔다. 노 회장은 "이번주 안으로 의사협회 대의원회의 탄핵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노 회장의 탄핵안 불복 결정으로 인해 의사협회의 내분은 법정다툼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현직 의사협회 회장 탄핵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 회장은 임기 1년여를 남기고 회장직을 내려놓는다.

의협의 집안싸움은 지난달 10일 집단휴진 강행한 직후 노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와 시도의사회 중심의 대의원들간 갈등에서 비롯됐다. 노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가 사실상 원격진료 등 의료영리화를 수용하면서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대의원들이 단체로 반발한 것이다.
노 회장은 대의원회가 의사들의 입장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다고 생각해 대의원 선출 방식도 개혁하려 했다. 노 회장의 독단적인 결정이나 돌발 행동에 실망한 대의원들은 노 회장에 대한 '탄핵 카드'로 맞붙은 셈이다.

의협의 내분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지난달 집단휴진 직후 회장파와 반(反)회장파간 갈등은 격화되고 있다. 문제는 노 회장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된 시점이다. 지난 19일은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지 나흘째 되는 날로 잠수부들이 거세 물살을 가르면 실종사를 수색했고, 온 국민이 숨죽인채 이를 지켜보던 때다.

이 시간 의사협회는 노 회장 탄핵을 둘러싸도 회장파와 반대파간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용역도 동원됐다. 세월호 침몰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온 국민이 힘을 합쳐도 모자랄 마당에 사회 지도층인 의사들은 밥그릇 싸움에 매진한 것이다.

현재 실종자 구조 작업 속도를 보면 세월호 수습은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국민이 '집단 트라우마'를 앓고 있는 지금, 이를 치료할 의사들은 무엇을 하고있나?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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