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공격 예고한 해커조직… 알고보니 '중·고등학생'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지난 4월14일 정부기관에 사이버 공격을 예고했던 국제 해커 조직 '어나니머스(Anonymous)'가 사실은 해킹 실력이 없는 중·고등학생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청와대·국정원·국세청 등 정부기관 홈페이지와 대한민국 정부 포털에 사이버 공격을 하겠다며 위협해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공업계 고등학교 3학년 강모(17)군과 중학교 3학년 배모(14)군, 단순 가담자인 대학교 4학년 우모(23)씨 등 3명을 16일 입건했다. 경찰은 또 필리핀에 거주하며 3월 8일 정부통합전산센터에 침투, 해킹을 시도한 혐의로 필리핀인 J(15)군에 대해서도 필리핀과 수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강군과 배군은 지난 1월 어나니머스 공식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됐다. 이들은 정부기관 홈페이지 해킹하기로 계획했다. 그리고는 3월 12~22일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유튜브를 통해 공범을 모았다. 이들은 "정부가 세금을 낭비하고 언론을 통제하며, 국민을 억압하므로 4월 14일에 정부기관에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겠다"는 글과 동영상을 온라인 상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강군이 사이버 공격 계획을 주도하고 배군은 사이버 공격 예고 동영상 등을 만들었다. 필리핀인 J군은 본격적인 해킹에 앞서 예행연습으로 3월18일 정부통합전산센터에 침투해 해킹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우씨는 강군의 지시를 받고 사이버 공격을 홍보하는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일을 도왔다.

경찰 관계자는 "필리핀인 J군을 제외하면 강군 등 3명은 해킹을 할 수 있는 기술이나 능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강군도 '다른 실력자들을 모아 사이버 공격을 하려고 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이버 공격 예고가 언론에 보도되고 다른 어나니머스들이 공격 계획을 부인하자 3월23일 사이버 공격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이슈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