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의 신뢰 회복 아닌 디플레 의미할 수도
현재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3.193%로 이탈리아·그리스·포르투갈 등 다른 주변국 중에서도 가장 낮다. 최근 스페인 5년물 국채 금리는 1.71%까지 내려가면서 같은 만기 미 국채 금리보다 낮아졌다. 스페인 정부가 미국 정부보다 저렴하게 자금을 빌려다 쓸 수 있다는 의미다.
국채금리가 떨어지는 것이 스페인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증가를 의미할 수 있다는 면에서는 긍정적이다. 스페인 채권을 사들이는 이들은 만기까지 금리 급등과 같은 악재는 없을 것이며 투자금을 무난히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기대 심리는 스페인이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조달 시장에서 돈을 빌려다 쓸 수 있는 이유가 된다.
하지만 급격한 국채금리 하락은 반대로 스페인 경제에 디플레이션 위험이 높아졌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도 있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미미하거나 디플레이션이 코앞에 있다고 생각될 때도 낮은 금리를 용인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의 마우로 기옌 국제경영학 교수는 "스페인 금융권이 저렴하게 자금을 빌려올 수 있었던 것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초저금리 기조와 대출 지원 때문이었다"면서 "여전히 스페인의 경기회복세가 지속가능한지 여부를 가늠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페인이 지금까지 취한 긴축정책은 언젠가는 효과를 보겠지만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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