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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기지개켜는 위원회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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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박근혜정부가 출범 2년을 넘어었지만 그동안 제대로 손대지 않은 부문이 '위원회'다. 박 대통령의 당선인시절 인수위는 정부 자문위원회 416개 가운데 51%인 215개를 폐지, 201개만 남기기로 확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통령실과 국무총리실 산하 위원회, 각종 법률과 대통령령에 근거해 부·처·청별로 설치된 위원회가 대상이다. 특히 부·처·청별로 설치된 331개 위원회는 180개만 남기기로 했다. 그런데 지나서 보니 위원회는 오히려 늘어났다.

이명박정부 마지막해인 2012년에 정부위원회(행정위원회와 자문위원회를 포함)는 505개였는데 1년 뒤인 지난해말 기준으로 543개로 2012년 말에 비해 38개 늘었다. 김대중정부(364개, 노무현정부(579개)에서 이명박정부 초기 431개로 줄었다가 후반부터 현재까지 증가추세다.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중앙행정기관에 설치된 행정위원회는 36개에서 38개로 1개 증가한 반면에 자문위원회는 469개에서 505개로 36개가 증가했다.

올들어서만 해도 대통령이 위원장인 통일준비위원회가 만들어지고 창조경제, 규제개혁, 스포츠3.0 등 별의별 위원회 설립 소식이 들린다. 정부가 할 일이 많아지면 제일 먼저하는 일이 공무원 숫자를 늘리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외부에서 사람을 데려와 위원회나 자문기구 등을 만드는 일이다. 사람이 많아야 뭔가 일을 하는 것 같고 일이 돌아가는 것처럼 보여서다. 포털에서 통일준비위원회의 검색어를 치면 연관검색어로 뜨는게 "통일준비위원회 채용, 통일준비위원장, 통일준비위원회 발족" 등이다. 채용에 관심이 많은 이들의 수도 없이 관련 검색을 했다는 의미다.

위원회가 많은 게 문제가 아니다. 질이 떨어지는 구조이고 무분별하게 양산되는 구조가 문제다. 중앙정부 500여개 위원회에 연간 1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데 이 중 절반이 1년에 1, 2번 회의한 게 고작이고 65개는 한번도 회의를 하지 않았다.
지방정부도 마찬가지다.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이 안전행정부로부터 받은 '자치단체 위원회 현황 및 정비현황' 자료에 따르면 광역단체 1930개, 기초단체 1만6841개 등을 운영 중이다. 2010년에 비해 1898개가 늘어났다. 2010년 한 해 쓴 예산만 285억원(광역 83억, 기초 205억원). 1년간 한 번도 열리지 않은 위원회가 4583개 전체 24.4%에 이르렀다.

그런데도 최근 지방선거에 나선 예비후보들 가운데 상당수는 공약에서 무슨 무슨 자문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한다. 기존 조직과 위원회도 모자라서 위원회를 또 만들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위원회공화국의 오명을 다시 뒤집어쓰지 않으려면 지방선거를 전후해 대대적인 위원회정비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규제개혁처럼 위원회 총량제를 도입할 필요도 있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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