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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물 부족 국가' 대한민국의 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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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경훈 기자]물[Water] : 상온에서 색·냄새·맛이 없는 액체. 화학적으로는 산소와 수소의 결합물이며, 천연으로는 도처에 바닷물·강물·지하수·우물물·빗물·온천수·수증기·눈·얼음 등으로 존재한다.

백과사전에 나와있는 물의 사전적 의미입니다. 중·고등학교 화학시험 주관식 문제의 모범답안처럼 다소 딱딱한 느낌이라서 물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잘 와닿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생명의 원천'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물의 중요성은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아주 오래전부터 인식돼 왔습니다.
우주만물의 생성변화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는 동양의 오행론을 들여다보면 목·화·토·금·수 가운데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이 바로 물(水)입니다. 서양에서는 철학적 사고를 처음으로 시도해 자연철학의 시조로 불리우는 탈레스가 만물의 근원을 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물질의 3가지 상태인 고체·액체·기체로 변하면서도 그 본질을 잃지않는 특성을 꿰뚫어 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은 수증기로 대기권에 올라갔다가 비로 내리는 순환을 계속하지만 총량은 정해져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지구상의 물을 13억∼14억㎦ 규모로 추산한다는데 이 중에 바닷물과 얼음을 제외하면 하천 등 땅 위에 있는 물은 전체의 0.65%에 불과할 정도로 아주 적습니다.

고대문명 발상지가 모두 큰 강을 끼고 있는 데서도 알 수 있듯 인류는 물과 함께 시작하고 또 발전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물은 지역적으로 편중돼 있어서 어떤 곳에서 물의 양이 급변하면 어김없이 재난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물을 다스리는 일, 즉 치수(治水)는 예나 지금이나 정치의 근본이 돼왔습니다.
중국 전설상의 요순(堯舜) 시대에 우(禹)는 황허(黃河) 등 큰 물에 제 갈 길을 열어주면서 홍수를 잘 다스린 공로로 왕위를 물려받아 최초의 왕조인 하(夏) 왕조를 열었고, 조선시대 초기 태종은 한양으로 천도한 뒤 시내를 흐르는 청계천이 범람하자 개천도감을 설치하고 돌로 둑을 쌓는 국가적 사업을 벌였습니다.

그만큼 물이 국가의 흥망과 관련된 중요한 요소라는 방증일텐데요. 최근에는 한 나라의 문제를 넘어서 물로 인한 국제분쟁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21세기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물 때문일 것이란 경고가 나올 정도입니다. 우리나라는 물 사용 가능량으로 따지면 물부족 국가에 속합니다. 강우량은 많지만 계절·연도·지역별 편차가 심한 데다 급경사가 많은 지리적 특수성 때문입니다.

화이트데이를 맞아 애인에게 무슨 사탕을 선물할까 고민하는 사이 전혀 주목받지 못하고 스쳐지나간 물의 날이 바로 지난달 22일 이었습니다.

지난 1992년 유엔이 날로 심각해지는 물 부족과 수질오염을 막고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만든 날인데요. 세계 29개국 4억5000만명이 물부족으로 고통을 겪고 있고, 오는 2025년에는 세계인구의 3분의 1이 먹는 물이 없어서 고통을 받게 된다는 암울한 전망입니다.

하지만 그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허리띠 졸라매봤자 답이 안나오는 살림살이와 치솟는 전셋값에 허덕이느라 목 탈 일이 부쩍 많아진 탓에 물의 소중함을 떠올리게 되는 요즘입니다.




김경훈 기자 styxx@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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