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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2라운드', 승부 가르는 키워드 세 가지는?

최종수정 2014.04.07 07:25 기사입력 2014.04.0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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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삼성 2차 특허소송

애플-삼성 2차 특허소송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삼성전자 와 애플의 특허소송 '2라운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주 양측은 배심원 선정을 완료한 후 모두진술을 통해 이번 소송에서 입증하고자 하는 주장의 골자를 밝혔다. 이어진 4일(현지시간) 재판에서는 증인 신문을 등을 통해 본격적인 공방이 시작됐다.

애플은 1차 소송 당시 효과를 거뒀던 '아이폰·아이패드의 혁신성'을 내세우면서, 삼성 스마트폰의 개발은 기본적으로 애플 아이폰을 베끼겠다는 생각이 깔려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삼성은 자사의 제품들이 '애플 못지않게 혁신적인' 안드로이드에 기반한 것이며, 애플은 안드로이드 진영의 약진에 초조함을 느끼고 있다는 주장으로 맞불을 놨다.

◆"애플, 안드로이드 성장에 초조함 느꼈다"= 업계의 예상대로 2차 소송의 공방은 '애플 대 안드로이드'로 이뤄지고 있다. 삼성은 모두진술에서부터 애플이 안드로이드 진영의 약진, 특히 삼성의 성장에 두려움을 느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이를 통해 애플이 주장하는 아이폰·아이패드의 '독보적 혁신성'에 대한 설득력을 약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무엇보다 이번 소송이 '애플 대 구글 안드로이드'에 관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 미국기업 대 미국기업의 공방임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전략이 배심원들에게 얼마나 영향을 줄지가 이번 소송의 관건 중 하나다.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북부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지원에서 속개된 재판에서 삼성은 애플 영업팀이 외부 회의용으로 작성한 문건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안드로이드 생태계 확대로 스마트폰 시장의 무게 중심이 안드로이드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사실이 지적돼 있다.

문건은 "최근 스마트폰 시장은 300달러 이상의 대화면 제품과 300달러 이하의 저가 제품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경쟁업체들이 하드웨어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고 일부는 생태계도 키워놨다"고 지적했다. 이는 해당 문건이 작성된 무렵 인기를 누리고 있던 삼성 갤럭시노트를 염두에 둔 경계감으로 해석됐다.
삼성은 애플 측 증인으로 나온 필 실러 애플 수석 부사장에 대한 반대신문을 통해 애플이 1997년부터 '다른 생각(Think Different)'이라는 문구를 활용해 브랜드 광고를 해 오다가, 지난해부터 '디자인드 바이 애플 인 캘리포니아(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로 광고 문구를 바꾼 점을 지적했다. 문구 교체의 원인에 대해 애플 내부 자료와 언론 보도 등을 제시하면서 "애플이 삼성의 브랜드 파워 급성장에 초조함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애플은 이번 재판이 안드로이드와의 확전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했다. 애플 측은 1일 모두진술 때 "이 재판은 애플 대 안드로이드가 아닌, 삼성의 특허 침해에 관련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20억달러vs700만달러' 양 사 요구한 배상액의 의미= 2차 특허소송에서 애플은 약 20억달러(2조1000억원)를, 삼성은 약 694만달러(73억5000만원)를 배상하라고 상대측에 요구했다.

애플은 특허 침해에 따라 '잃어버린 이익'과 '합리적인 특허료'를 삼성이 배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이번 소송을 통해 침해를 주장한 5개의 특허에 대해 스마트 기기 한 대당 40달러가량을 책정한 금액이다. 한 건당 8달러 수준의 비교적 큰 금액이다.

삼성 측은 애플의 특허가 20억달러의 배상을 요구할 만큼 광범위하거나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삼성 측 변호인은 "이것은 구역질나는 과장"이라며 "이 같은 주장이 배심원들의 지성을 모욕하는 것임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 역시 이 금액을 모두 배상받기를 원하기보다, 침해를 주장하는 특허들의 가치를 배심원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의도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삼성 측은 1차 때보다 확연히 낮은 금액의 배상액을 책정했다. 삼성 측은 애플이 침해한 특허 2건에 대한 배상액으로 694만달러를 요구했다.

1차 소송 때 삼성 측은 애플이 자사의 통신특허를 침해해 4억달러 이상의 손해를 입었다는 주장을 폈다. 당시 삼성 측 변호인단은 애플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애플이 삼성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점을 내세웠다. 그러나 삼성 측의 주장은 결과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번 2차 소송에서는 공격보다는 효과적 방어에 시간을 더 할애한다는 게 삼성 측의 전략이다.

애플 측은 상대적으로 낮은 삼성의 특허침해 요구액 대해 "특허의 중요성을 깎아내리려는 의도"라고 받아쳤다.

◆특허활용 여부 공방…"괴물처럼 보일라"= 1일 모두진술에서 삼성 측은 "애플이 이번 소송에서 침해를 주장한 특허 5건 가운데 대부분은 애플이 자사 스마트폰에 활용하지도 않은 것"이라며 "이는 구글 안드로이드의 기본 기능으로, 애플의 특허를 침해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구글의 혁신성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에 대해 애플은 "삼성이 거짓 주장으로 사안을 호도한다"며 이번 재판을 맡은 루시 고 판사에게 특허권 활용 사례를 설명할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다. 이번 재판은 골자를 벗어난 공방을 막기 위해 자사 기기에 해당 특허가 어떤 식으로 사용됐는지를 설명하지는 못하게 돼 있다. 특허전문 사이트 포츠페이턴츠에 따르면 고 판사는 애플 측의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대신 양측에 두 페이지 분량의 보충 문건을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삼성은 애플이 자사 제품에 활용하지도 않은 특허로 문제를 일삼는 '특허괴물'과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배심원들에게 각인시키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특허괴물의 잇단 소송은 정보기술(IT) 분야의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로 업계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가뜩이나 삼성전자가 구글·시스코 등과 차례로 '특허동맹'을 맺으며 상생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활용하지도 않은 특허로 소송을 일삼는 듯한 이미지가 재판 초반부터 구축되면 애플 입장에서는 좋지 않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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