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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車 격차…태국 질주하고 베트남 헛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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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아세안경제공동체(AEC) 출범을 앞두고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자동차산업이 양극화되고 있다.

생산 대수 기준으로 베트남과 필리핀 자동차산업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반면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약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수입자동차에 관세와 특소세로 장벽을 치면서 자국 자동차업체를 키우는 중이다.
포드자동차가 태국에서 가동하는 자동차 생산 공장. 사진=블룸버그

포드자동차가 태국에서 가동하는 자동차 생산 공장. 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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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차 엔진 장착 무산= 베트남 자동차산업의 현주소와 미래는 지난 1월 현대자동차가 엔진공장 제휴사업에서 발을 뺀 데에서 드러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베트남 제휴업체 타코가 2011년 11월 제휴 계약에 따라 베트남 중부 쭈라이경제특구에 엔진공장을 먼저 세워야 하는데, 공사에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았다며 협력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타코는 1억달러를 투자해 엔진공장을 지은 뒤 현대차의 부품을 공급받아 엔진을 조립할 계획이었다.

타코는 재원조달이 여의치 않게 되면서 엔진공장 건설 일정을 맞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엔진 협력 프로젝트가 지연돼 동남아국가연합(ASEAN) 시장을 겨냥한 생산ㆍ판매 계획에 차질이 발생하게 됐다는 이유를 들었다.
쭈라이경제특구 엔진 프로젝트는 가동됐을 경우 베트남에서 처음으로 자동차 엔진을 생산할 예정이었다. 최근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쭈라이경제특구에 이 엔진공장의 철골조가 버려진 채 서 있다며 "베트남은 자동차산업에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유치하려고 노력해 왔지만 이제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아세안 경제가 AEC 체제로 묶이면 베트남은 현재 50%인 수입관세를 점차 낮춰 2018년에는 철폐해야 한다. 관세 보호막 없이는 베트남이 초기 단계인 자국 자동차산업을 키우기가 어려워진다.

현대차 외에 다른 외국 자동차회사들도 신규 투자를 연기하고 있다. 혼다자동차 관계자는 닛케이 아시안 리뷰에 "베트남 현지 생산을 줄이고 수입을 늘리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마루타 요시히사 도요타자동차 베트남 현지법인 사장은 "베트남 자동차산업에서 생산량 감축이나 철수가 잦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베트남 언론들은 자국 자동차산업이 생존의 기로에 섰다고 우려하고 있다.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인도네시아와 태국,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ASEAN 주요 5개국의 자동차 생산이 2009년 212만대에서 지난해 444만대로 2배가 됐지만 태국과 인도네시아가 성장을 주도했다고 전했다. 베트남과 필리핀의 생산량은 이 기간 동안 연간 약 10만대 안팎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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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은 차 60% 수입= 필리핀의 자동차산업도 답보 상태다. 게다가 외국 기업이 필리핀에서 철수하고 생산을 줄이고 있다. 지난해 필리핀에서 승용차와 트럭이 2012년보다 15% 많은 21만2000대 팔리며 판매대수가 사상 최다를 기록했지만 수입차종이 이 가운데 60% 이상을 차지했다.

필리핀은 AEC 발족에 앞서 경제통합에 나선 '아세안 10개국 자유무역협정(AFTA)'에 참여했다. 이에 따라 이미 2010년에 ASEAN에서 수입하는 상품 대부분에 대해 관세를 철폐했다.

닛산은 필리핀 자동차 시장이 연간 50만대 규모로 성장하기 전에는 현지 생산을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고 시가 도시유키 부회장이 말했다. 혼다는 필리핀에서 시빅 세단 조립을 2012년에 중단하고 태국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수입하고 있다. 포드도 같은 해 필리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최근 일본 미쓰비시(三菱)자동차가 포드의 필리핀 공장을 인수한다고 나서면저 필리핀 정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전했다.

◆태국ㆍ印泥 질주, 말레시아 추격= 반면 태국ㆍ인도네시아 자동차는 AFTA로 넓어진 시장을 누비고 있다. 태국은 아시아의 차량생산 중심지가 된다는 목표를 추진해왔다. 현재 부품 제조업체 2000개를 포함한 태국 자동차산업은 50만명 이상을 고용해, 인원으로는 일본의 70% 규모로 성장했다. 태국은 지난해 자동차 245만대를 생산해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수출했다. 혼다는 내년에 태국에 새 소형차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인도네시아 생산설비도 확충하고 있다. 도요타와 혼다, 제너럴모터스(GM)가 잇따라 새 공장을 가동했다. 인도네시아 자동차 생산은 지난해 120만대 규모로 증가했다. 도요타는 지난해 12월부터 인도네시아에서 만든 자동차를 싱가포르와 다른 나라들에 수출한다. 지난 2월에는 필리핀도 수출국에 추가했다.

말레이시아는 수입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30%로 베트남의 50%보다 낮지만, 특별소비세도 물린다. 특소세는 배기량과 현지 생산 부품 비율에 따라 60~105%를 매긴다. 이 덕분에 말레이시아 업체 프로톤은 60% 넘는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자동차를 57만대 생산해 2만대 수출했다. 태국과 인도네시아에는 크게 뒤떨어졌지만, 말레이시아 정부는 친환경차 분야에 특화해 이 분야에서 동남아시아의 중심지가 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를 위해 지난 1월 친환경차 투자에는 외국투자자에 대한 소유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또 친환경차 투자에는 배기량에 관계없이 제조면허를 발급하기로 했다.

☞아세안경제공동체

ASEAN 역내 국가 간 관세가 철폐되고 자본과 서비스, 인력이 자유롭게 이동하는 단일 경제체제. 당초 내년 1월1일 창설 목표로 추진되다가 2012년 정상회담에서 출범이 내년 12월31일로 연기됐다. ASEAN은 1967년 태국ㆍ인도네시아ㆍ말레이시아ㆍ필리핀ㆍ싱가포르 5개국이 발족했다. 이후 베트남ㆍ미얀마ㆍ브루나이ㆍ라오스ㆍ캄보디아가 가입하면서 10개국이 됐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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