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주총 결의에 따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의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직후 열린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복귀하면서 일단 이날은 박 회장의 '판정승'으로 일단락됐다.
형인 박 회장과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분쟁은 지난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영권 분쟁은 두 형제의 동반 퇴진을 가져 왔고 2010년 채권단의 중재로 두 형제 모두 회장직에 복귀하면서 마무리되는 듯 했다.
하지만 2011년 검찰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금호석유화학을 압수수색하면서 이후 양측이 서로를 위증과 사기 혐의로 고소, 고발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금호가의 분쟁은 여러 모로 안타까운 점을 금할 수 없다. 그룹 회장 자리를 형제들에게 물려주면서 재계의 귀감이라 할 만큼 형제간의 우애가 돈독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동국여지승람에는 고려 공민왕 때 우애가 깊었던 형제에 대한 설화가 나온다. 황금 두 덩이를 발견한 형제가 사이좋게 나눠 가졌는데 갑자기 동생이 금덩이를 강물 속에 던져버렸다. 형이 갖고 있던 금에 대한 욕심이 생겨서란다. 이에 형도 금덩이를 강물에 던져버렸고 두 형제는 사이좋게 길을 떠났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나온 고사성어가 바로 '형제투금(兄弟投金)'이다.
우애를 지키기 위해서 금덩이를 던져버렸던 이들처럼 박 회장 형제가 서로 한 발짝씩만 양보할 수 있다면 진정한 '아름다운 기업'이 되지 않을까. '금호가 아름다운 화해"라는 기사를 쓸 수 있길 기대해본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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