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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다른 맥주…"짐싸서 체코로 떠나라"

최종수정 2014.03.28 10:39 기사입력 2014.03.2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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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호의 술이술이 마술이⑤ '필스너 우르켈'


필스너 우르켈

필스너 우르켈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맥주를 좋아하시나요? 'Yes'라면 지금 짐싸서 체코로 떠나세요."

체코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프라하'를 떠올리지만 프라하 만큼이나 유명한 것이 바로 '체코 맥주'다. 체코는 맥주의 나라로 전 세계에서 1인당 맥주 소비량이 가장 많다. 이렇다 보니 술이 물보다 싸고, 물보다 술을 많이 마신다. 체코의 대표 맥주는 '필스너'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그 유서 깊은 필스너의 본고장이 바로 필젠(Pilsen), 세계 맥주의 도시이다. 필젠이 세계 맥주의 도시로 성장한 배경에는 시민들의 과감성과 결단력이 한몫했다.
현대 양조는 1800년대 중세 유럽에서 시작됐다. 다양한 재료와 제조 공법으로 여려 종류의 맥주가 생산됐으나 품질은 매우 낮았다.

이에 1838년 필젠의 시민들은 맛없는 맥주를 먹을 수 없다며 36배럴(약 5720ℓ)의 맥
주를 시민광장에 쏟아버린다. 화난 시민들은 더 나은 맥주를 만들기 위해 바바리안(독일) 지역의 전설적인 브루마스터였던 요셉 그롤을 불러온다. 특명을 띤 요셉 그롤은 필젠 지역의 물과 홉, 보리로 낮은 온도에서 발효하는 양조법(하면발효)을 개발하게 되는데 이게 바로 최초의 라거인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이다. 1842년 현대 맥주 역사의 큰 전환점이 된 '골든 혁명(The Golden Revolution)'은 필스너 우르켈의 탄생을 일컫는다. 이날 이후 전 세계 사람들은 필스너 우르켈에 매료됐고 수요가 증가하자 수요를 충족시키고자 유럽 곳곳에선 PILSENER, PILS 등의 비슷한 이름을 가진 필스너의 모조품이 생산되기도 했다.

필스너란 체코 플젠 지역에서 생산된 맥주를 말한다. 프랑스 샴페인 지방에서 처음 만들어진 스파클링 와인(샴페인)처럼 원산지에 대한 표기이자 전체 카테고리를 대표하는 대명사라 볼 수 있다. 체코인들은 필젠에서 생산된 원조 필스너 맥주의 명성을 보호하고자 오리지널(Original)을 뜻하는 우르켈을 더해 오늘날의 필스너 우르켈이라는 맥주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필스너 우르켈은 보헤미아 지역의 보리를 통해 만들어진다. 보리는 밀이나 옥수수, 쌀과 같이 흔한 곡물이지만 필스너 우르켈 제조에 사용되는 보리는 알갱이가 두 줄로 돼 있으며 미세한 겉껍질을 지닌 품종으로 특별히 선별된 보헤미아산이다. 이 보리가 필스너 우르켈만의 깨끗하고 선명한 황금빛의 비결이다.

맥주의 쓴맛은 대부분 맥주 제조 재료인 홉에 의해 생겨난다. 필스너 우르켈은 체코 현지에서 조달한 가장 신선한 사츠 홉(Saaz hops)로 만들어져 독창적인 풍미, 깊고 강한 끝 맛, 특유의 쌉싸름한 맛을 자랑한다. 사츠 홉은 필젠과 가까이 있는 보헤미아 지역의 자텍(Zatec)에서 생산되는 세계 최고급 품종의 홉이다. 고가의 제품으로 프리미엄 맥주의 제조 시에 사용된다. 또 필젠 지역의 깊은 대수층에 흐르는 부드러운 물(연수)는 필스너 우르켈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재료다. 필젠의 연수는 유럽의 타 지역에 비해 미네랄과 염분 함유량이 낮아 더욱 선명한 빛깔과 깨끗한 맛의 맥주를 제조할 수 있게 한다.

한편 필스너 우리켈의 제조 과정은 현대화 됐으나 그 제조법은 1842년 처음 탄생된 시점부터 지금까지 동일하게 지켜지고 있다. 병, 캔 등 어느 용기에 담기던 전 세계 어디에서나 처음 만들어진 그 맛 그대로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현재도 필젠의 필스너 우르켈 공장에 가면 지하 터널 저장고에서 전통방식 그대로 나무통에서 숙성되고 발효된 필스너 우르켈을 맛볼 수 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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