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중신그룹 홍콩 계열사 장중 31% 폭등

중신타이푸, 모기업으로부터 중신주식유한공사 인수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중신타이푸(中信泰富·시틱퍼시픽)의 주가가 27일 홍콩 주식시장에서 장중 최고 30% 넘게 폭등하고 있다.

중신타이푸가 모기업인 중신그룹(시틱그룹)의 핵심 경영 조직인 중국중신주식유한공사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중신타이푸는 전날 중신그룹이 중신주식유한공사를 중신타이푸에 넘기기로 양 측이 기본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중신타이푸는 홍콩에 본사를 둔 중신그룹 계열 지주사다. 중신그룹은 중신타이푸 지분 58%를 보유하고 있다. 중신그룹이 홍콩 소재 계열사인 중신타이푸에 힘을 실어주는 형태가 되는 셈이다.

중신주식유한공사는 평가액 2250억위안 규모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중신주식유한공사가 보유한 지분 가치만 해도 중국 본토 기업이 홍콩 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된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중신타이푸가 중신주식유한공사를 인수하면 중국 상장사 중 최대 규모의 기업으로 커질 전망이다. 양 측은 구체적인 거래금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거래가 국유 기업에 대한 민간 투자를 허용할 것이라고 중국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자넷 루 애널리스트는 "이번 거래는 국유기업 개혁이라는 중국 정부의 목표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신그룹은 중국 최대 상장 증권사인 중신증권과 중국 중신은행 등 30개가 넘는 기업을 보유한 거대 기업집단이다. 덩샤오핑 전 주석의 경제 개혁·개방 정책에 따라 1979년 설립된 중국 최초의 국유 투자 기업이 바로 중신그룹이다. 이 때문에 중신그룹은 중국 경제 개혁·개방 정책의 시금석이 돼 왔다.

중신그룹은 금융 외에도 와인, 광산 운영, 석유 생산, 자산 운용, 케이블 TV, 부동산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중신그룹의 총 자산 규모는 3조5700억위안에 이른다.

이날 중신타이푸는 현지시간 12시59분 현재 전거래일 대비 14.34% 급등한 13.37홍콩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장중 최고 30.65% 폭등했다.

중신타이푸는 인수대금 마련을 위해 주당 13.48홍콩달러에 신주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