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이탈 우려…금값 올라 "차익실현" 계좌잔액 줄어들기도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지난 24일 국내 최초 금시장이 문을 열면서 은행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들어 은행 골드뱅킹(gold banking)의 인기가 시들해 진데다 골드뱅킹 이용자들이 금시장으로 이동하지 않을까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골드뱅킹을 취급하고 있는 신한, KB국민, 우리, 기업은행의 거래량은 지난 2월말 1만1019kg으로 지난해 말(1만1093kg)에서 소폭 줄어들었다.


▲골드뱅킹 실적 변화

▲골드뱅킹 실적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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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뱅킹 선두주자로 꼽히는 신한은행 '골드리슈'의 지난해 말 계좌잔액은 9773kg이었지만 지난 2월에는 9667kg로 다소 하락했다. 2012년도 말(8465kg)에 비해 1년새 1500kg이상 거래량이 증가하는 등 꾸준한 인기를 얻어왔지만 최근 들어 주춤하는 모양새다.

은행권에서는 이유를 '금값 상승'에서 찾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 2월에 금값이 상승하면서 일부 고객들이 차익을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골드리슈 계좌수는 지난해말 12만9000계좌에서 지난달말 13만계좌로 늘어났다. 가입자는 계속해서 늘고 있지만 일부가 수익을 내면서 잔액이 다소 줄었다는 이야기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에는 잔액 규모가 소폭 상승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말 1008kg에서 지난달 1026kg으로, 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227kg에서 241kg으로 늘었다.


지난해부터 골드뱅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기 시작했다. 경기개선 움직임으로 금값이 하락하면서 골드뱅킹 신규가입자 수가 이전에 비해 감소하는 모양새를 보인 탓이다.


여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KRX 금시장이 본격적으로 문을 열며 화제를 모으자 골드뱅킹이 타격을 입지 않을까 우려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금시장은 증권사 8곳을 통해 거래가 가능하고 증권ㆍ파생상품과 거래방식이 동일해 소액으로 간편하게 금 실물을 투자할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일단 전문가들은 이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은행을 통해 금을 투자하는 사람들은 주로 고령층ㆍ슈퍼리치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거래해야 하는 거래소 시장으로 이동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금시장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일각의 평가도 골드뱅킹에 미치는 영향력이 없을 걸로 보는 요인이다.


한 귀금속 도매업자는 "금시장 유입되는 실물이 한국조폐공사의 규격을 따라야 해 원가가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금시장 개장 첫날 금 1g 마감가격이 4만6950원으로 수수료를 포함한 신한은행의 골드뱅킹 매수가 4만6515원보다 435원 더 비싸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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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들은 금 시장 거래량이 늘어나며 안정적인 정착단계에 접어들 경우 골드뱅킹을 뺏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어차피 은행 골드뱅킹 고객이나 금 시장 고객이나 세원노출에 대한 리스크는 똑같기 때문에 결국 수익성에서 어느 쪽이 유리한지가 고객 발길을 잡는 주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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