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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연봉 공개, 책임경영의 시발로

최종수정 2014.03.25 11:16 기사입력 2014.03.2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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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임원들의 연봉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과거 등기임원 전체에 지급되는 보수총액과 평균 액수만 공개되던 것이 올해부턴 개인별 보수가 의무 공개 대상이다. 지난해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따른 조치다. 상장사들은 이달 말까지 제출하는 4분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연봉 5억원 이상 등기이사의 보수를 공개해야 한다.

LG그룹 계열사를 필두로 연봉이 공개되자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아직 내로라하는 재벌가 총수나 2ㆍ3세의 연봉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10억원이 넘는 연봉에 놀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봉급생활자의 평균 연봉과 크게 차이 난다고 해서, 단지 연봉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기업과 등기임원이 비난받아선 안 된다. 기업으로선 연봉에 상응하는 경영성과나 배경 설명으로 주주들의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다.

연봉 공개 이후 주총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모나미는 오는 28일 주총에서 오너 일가가 포함된 등기이사 보수 한도를 증액하려다 소액주주들의 항의에 직면했다. 매출 감소에 적자를 봤는데 무슨 근거로 연봉이 올리려 하느냐는 것이다. 고액 연봉이 논란이 됐던 동양증권과 현대증권은 최근 주총에서 연봉을 삭감했다. 연봉 공개의 긍정적 효과다.

한계는 있다. 일부 재벌가 오너는 회장ㆍ부회장 등 직함은 가지면서 등기이사로 올리지 않은 데다 법 시행을 앞두고 등기임원에서 빠지기도 했다. 500대 기업 중 연봉 공개 대상은 179곳인데 대주주가 등기이사인 경우는 절반 정도다. 소액주주들의 감시를 받아야 할 대기업 오너 대신 전문경영인만 부담을 안을 수 있다. 연봉 공개 과정을 지켜보면서 제도적 허점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고액 연봉 자체를 무조건 시기와 비난의 대상으로 삼지 않아야 한다. 수익이 나고 성과를 올리는 데 기여했다면 상응하는 연봉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주주의 경영진에 대한 감시 제고로 경영성과를 높이자는 법 개정 취지가 변질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일을 잘하는 사람이 연봉도 많이 받는다는 인식 확산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참에 유사 업종과 기업 간에 적정 보수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는 등 합리적인 급여체계를 확립하는 것도 필요하다. 연봉 공개에 따른 긍정적 효과는 살리고 부정적 영향은 최소화하는 사회적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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