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무원은 지난 16일 지난해 말 기준 53.7% 수준인 도시화 비율을 2020년 60%까지 끌어올린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가신형도시화규획'을 발표했다. 도시화 계획 실현이 국민들의 삶의 질 개선 뿐 아니라 중국의 소비와 경제성장을 끌어 올리는 효과도 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중국 경제전문가들은 도시화 계획이 중국의 경제성장을 끌어 올리는 데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으며, 오히려 느려진 도시화 속도가 성장률을 더 낮추는 역효과도 낼 수 있다고 우려한다.
노무라증권의 장즈웨이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느려진 도시화 진행 속도가 향후 5년간 연 평균 경제성장률을 0.5%포인트씩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UBS의 왕타오 이코노미스트도 "정부의 도시화 계획은 경기 확장을 충분히 자극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느려진 도시화 속도도 중국의 성장 둔화 트렌드와 궤도를 같이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로 7.5% 수준을 제시했지만 중국 안팎에서는 지금까지 나온 경제지표들을 볼 때 목표를 지킬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날 HSBC 은행이 시장조사업체 마킷과 공동 조사해 발표한 중국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 예비치는 48.1을 기록, 시장 예상치 48.7을 밑돌았을 뿐 아니라 최근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수는 지난해 10월 50.9를 기록한 후 하락세를 지속했으며 특히 올해 1월부터는 3개월 연속 기준점 50을 밑돌았다. 50 이하는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고 있음을 뜻한다.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노무라, JP모간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정부가 제시한 목표 7.5% 아래로 최근 잇달아 수정했다.
중국 정부 산하 연구단체에서도 올해 경제 성장률이 7.5%를 달성하기는 어렵고 7% 안팎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을 정도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왕젠 거시경제학회 비서장은 "중국의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계속 낮아져 7% 안팎에 그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7%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화 건설 투자에 역점을 두면서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면서 "소득분배 개혁을 통해 도시화 인구의 소득 수준과 구매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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