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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 고은아 "데뷔 후 '악의 손길' 있었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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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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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배우 고은아(26)를 만난 첫 느낌은 ‘이렇게 솔직해도 되나?’였다. 화통한 성격에 거침없는 말투가 여느 여배우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그러나 이면에 숨겨진 여린 면도 많은 사람이었다. 전형적인 ‘외강내유’형의 배우가 분명했다.

그는 상업영화로는 ‘10억’ 이후 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스케치 '를 통해서다. 이혁종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박재정과 주민하가 함께 열연했다. 무엇보다 고은아의 노출과 베드신이 화제가 됐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덤덤한 반응이었다.
“노출신 찍을 때 저는 몸매가 아름답지 않게 나올까봐 걱정을 했어요. 뒤에 있는 스태프들에게 ‘살 접히는 거 아냐? 나 예뻐?’라고 물어보곤 했죠. 제가 부담을 가질까봐 스태프들이 나가있겠다고 하더라고요. 난 괜찮다고, 안 나가도 된다고 했어요. 어차피 영화가 공개되면 볼 텐데요, 뭘. 날도 추운데 밖에 왜 나가요.”

고은아는 자신의 상태를 체크해주는 스태프들이 있어서 더 고마웠다고 털어놨다. 남자 스크립터는 수줍어서 쳐다보지도 못하더란다. “기술 시사 때도 눈을 감고 있더라”며 크게 웃었다. 그는 베드신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하는 게 살짝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영화 '스케치' 스틸

영화 '스케치'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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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가 베드신을 촬영하면서 힘들고 부담되는 게 웃긴 것 같아요. 출연 결정을 할 때 베드신 노출신 있는 걸 몰랐나? 몇 달째 부담감을 안고 가는 것도 일이고 능력이죠.(웃음) 저도 처음엔 겁나고 무서워서 출연을 망설였어요. 그런데 결정하고 나서는 괜찮아지더라고요. 막상 촬영날이 되니까 아무 생각이 없어졌어요. 무(無)의 상태가 됐죠.”

영화에서 고은아가 맡은 수연 역할은 천재 소리를 들으며 자란 무명 화가다. 전시회를 열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럴 때마다 악의 손길이 뻗쳐온다. 더러운 현실과 타협하고 싶지 않은 그는 점점 혼자만의 세상에 갇힌다. 고은아는 수연의 모습이 자신과 똑 닮아있었다고 고백했다.
“저는 수연이를 연기한 게 아니에요. 감독님한테 첫 미팅날 물었어요. ‘저 아시죠?’하고. 아무리 봐도 이 시나리오는 저를 알고 쓴 거 같았거든요. 정말 놀랐어요. 하는 행동들이 너무 닮아있어서. 저도 혼자 있는 거 좋아하고 술 마시는 거 좋아해요. 집에 있을 때 가끔 발악도 하고요.”

그렇다면 연예계에 입성한 뒤 ‘악의 손길’이 뻗치는 상황도 비슷했을까? 고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악의 손길과 유혹이 많았어요. 주변에서 이 일을 포기한 거 보면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저 역시 포기하려고 한 적도 있어요. 그렇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에 화가 났어요. 그런 게 없이도 잘하고 싶었고요.”
영화 '스케치' 스틸

영화 '스케치'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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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아는 어두운 현실과는 타협하지 않았지만 여배우로서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그래서 더욱 수연에게 공감했는지도 모른다.

“재능이 있어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아티스트를 보면 안타깝죠. 나름의 신조와 신념이 있는 거예요. 극중 미라(주민하 분) 같은 캐릭터는 성공했지만 그 친구는 현실과 타협을 한 거거든요. 저에게도 미술관장을 만나보라고 하잖아요. 그래도 세상에 한 명 정도는 타협을 안 해도 상관없지 않을까요? 어떤 사람은 수연이 답답할지도 모르지만.”

고은아는 영화 촬영 전 감독에게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부탁을 했다고 한다.

“넘어지는 신이 아닌데 넘어지는 걸 시키면 저는 못한다고 해요. 감독님에게 왜 거짓말 하냐고 묻죠. 내가 안 나오는걸 억지로 하기 싫어요. 요즘 관객들 너무 똑똑하잖아요. 거짓말하면 다 보이는데 왜 그렇게 하죠? 이번 작품은 정말 솔직하게 찍었어요. 감정 표현에 있어서는 어느 작품보다 홀가분했습니다.”

솔직한 매력이 빛나는 고은아의 앞날이 더욱 기대된다.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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