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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부상열차 6월 운행 '에코비', 유지비 적고 저소음·승차감 뛰어나

▲척력을 이용한 자기부상열차는 소음이 적고 경제적이다.[사진제공=한국기계연구원]

▲척력을 이용한 자기부상열차는 소음이 적고 경제적이다.[사진제공=한국기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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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자기야~ 우리 한 번 부상해볼래?"

기차여행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낭만' '추억'이다. 안 서는 역이 없는 비둘기호에서부터 꼬마기차까지. 무궁화호, 새마을호 등 기차 이름을 떠올리면 벌써 마음은 저 멀리 여행길에 오른다. 우리의 삶은 기차여행을 닮았다. 요즈음 300㎞를 훌쩍 뛰어넘는 속도의 초고속열차(KTX)가 철로를 달린다. 빠른 속도로 많은 승객을 태워 정체 없이 목적지에 도착하는 기차는 수송수단 중 인류가 만든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이지 않을까.
최근 자기부상열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기부상열차는 말 그대로 전자력의 힘으로 열차가 레일 위를 '붕' 떠서 가는 기차를 말한다. 선로와 접촉이 없기 때문에 소음이 적다. 김광석은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란 노래에서 "덜컹이는 기차에 기대어 너에게 편지를 쓴다"고 했다. 덜컹덜컹 소리의 추억도 있지만 최근 소음은 점점 줄어드는 곳으로 발전하고 있다.

붕 뜨는 것은 기차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영화 속 장면 곳곳에서 부상 장치는 볼 수 있다. 미션임파서블4에서 환풍기에 닿지 않으면서 환풍구를 통과하기 위해 입었던 옷이 바로 자석의 척력을 이용한 자석 옷이다. 또 백투더퓨처에서는 땅에서 붕 뜨는 스케이트보드가 나와 눈길을 끈 바 있다. 미국의 한 회사는 스카이트랜(SkyTran)이라는 궤도 택시 개념을 제안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우리나라 자기부상열차는 한국기계연구원이 개발한 '에코비(ECOBEE)'가 있다. 에코비는 시속 110㎞의 중저속형으로 현재 인천국제공항 교통센터에서 공항철도 용유역까지 6.1㎞ 노선에서 시험운전을 하고 있다. 오는 6월에 상용운전을 시작한다. 일본에 이어 도시형으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자기부상열차 상용화 국가에 우리나라는 이름을 올린다.
자기부상열차에 대한 경쟁은 치열하다. 경제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독일은 430㎞의 초고속형으로, 일본은 500㎞ 초고속형과 100㎞의 중저속형 개발에 나섰고 중국은 150㎞의 중저속형 모델 개발에 나섰다. 자기부상열차는 경전철과 건설비용은 비슷하지만 마모되는 부품이 없어 전체 유지보수비와 인건비를 30% 이상 줄일 수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이런 경쟁력을 밑바탕으로 1989년부터 25년 동안 자기부상열차 관련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부상제어기술은 최고 시속 110㎞에서도 '8±3㎜'의 부상 간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자기부상열차 기술의 핵심원천기술이다.

▲자기부상열차 개발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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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는 지금 온실가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30% 이상씩 감축해야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자기부상열차는 차세대 교통시스템으로 눈길을 끈다. 자기부상열차의 장점은 진동과 소음이 매우 적어 승차감이 뛰어난 것은 물론 분진이 없기 때문에 공해유발의 위험도 없다. 경전철과 달리 자기부상열차는 곡선주행능력(50mR)과 경사를 올라가는 등판능력(7%)이 뛰어나다. 이런 특징으로 도심지역의 지상과 지하 노선계획에 있어 지형지물의 제약에서 벗어나 선형계획 수립이 쉽다. 이런 여러 가지 장점으로 앞으로 자기부상열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기계연구원이 만든 에코비의 경우 일부 센서를 제외한 97%의 부품이 국산화돼 있다.

지금 시험운행 중인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해 앞으로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자기부상열차 도입을 검토 중에 있다. 대전광역시를 비롯한 국내 지자체에서 도시철도 적용을 서두르고 있다. 러시아, 타타르스탄 공화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도 자기부상열차 도입에 높은 관심을 보여 수출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

한국기계연구원은 2012년 모스크바, 2014년 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시에서 자기부상열차 기술 로드쇼를 개최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시 외곽에 대규모 신도시 개발이 계획되고 있어 간선 교통시스템으로 가장 친환경적인 자기부상열차를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자기부상열차에 대한 신뢰이다. 아직 상용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교통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안전성에 이르면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신병천 한국기계연구원 단장은 "자기부상열차는 최첨단 교통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아직 상용화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다"며 "6월에 인천공항에서 상용화되고 대전시 등 지자체에서 도입하게 되면 이런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단장은 "자기부상열차는 타 본 사람들은 누구나 좋아하지만 아직 운행실적이 없기 때문에 이를 두고 사람들이 불안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단장은 "앞으로 자기부상열차는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국가성장동력산업으로 삼고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병행한다면 세계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단장은 "도시철도를 경전철로 만드는 경우 1㎞당 약 400억~5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가고 이를 지하철로 만든다면 1000억원이 든다"며 "자기부상열차의 경우 약 430억원이 들어가는데 무엇보다 이후 유지비용이 기존 시스템에 비해 70%에 불과해 경제성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한편 200년 전 기차가 처음 발명됐을 때 기차의 속도는 사람걷기의 약 3배에 불과한 시속 13㎞에 머물렀다. 지금은 프랑스의 테제베(TGV) 기차가 시속 574.8㎞ 속도까지 내고 있는데 일본은 최근 자기부상열차로 시속 581㎞의 기록을 세워 기차 분야에서 최고의 기록을 갖고 있다.
▲각국의 자기부상열차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사진제공=한국기계연구원]

▲각국의 자기부상열차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사진제공=한국기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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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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