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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교양잡지 '고래가 그랬어' 연재만화에 동성애 반대 단체 1인시위 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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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윤주 기자]동성애에 대한 편견과 차별, 폭력을 지적하는 내용의 만화가 ‘동성애를 옹호하고 조장한다’는 비난에 맞닥뜨렸다. 어린이 교양지 ‘고래가 그랬어’ 123호에 실린 연재만화 ‘별맛일기’(작가 심흥아)를 두고 차세대바로세우기학부모연합 등 동성애 반대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만화에서 주인공 별이(남자아이)는 밸런타인데이에 책상 서랍 안에서 하트 모양의 초콜릿을 발견하곤 누가 넣어놓았을까 궁금해한다. 그런데 방과 후 집에 가는 길에 초콜릿을 넣어둔 아이가 연우(남자아이)라는 걸 알게 된다. 연우가 별이의 서랍에 초콜릿을 넣어두는 걸 본 같은 반 아이들이 ‘게이놈’이라고 놀리며 바지를 벗기는 등 연우를 괴롭히고 있던 것이다. 이를 본 별이와 친구 미나(여자아이)는 잠시 당황했지만, 미나가 “그 초콜릿은 내가 넣어달라고 부탁한 것”이라며 연우가 더 이상 괴롭힘을 당하지 않게 도와준다. 그러자 옆에 있던 다른 친구가 “우리 교회 목사님이 동성애를 하면 지옥에 떨어진다고 했다”고 말하자 연우는 두려움과 고민에 휩싸인다.
결국 별이는 이 일을 엄마에게 털어놓는다. 그러자 엄마는 별이에게 “세상에는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하기도 하지만, 남자끼리 또는 여자끼리 사랑하는 사람도 있다”며 “나와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비난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한다. 또한 “남자를 사랑하느냐 여자를 사랑하느냐가 아니고, 어떤 마음으로 사랑하느냐가 제일 중요한 것”이라며 거절을 하더라도 그 친구의 마음을 존중해줘야 한다고 덧붙인다.

이 만화에 반발한 차세대바로세우기학부모연합의 한 회원은 13일 서울 마포 ‘고래가 그랬어’ 건물 앞에서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이 단체는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고래가 그랬어’는 동성애를 옹호·조장하며 대한민국 대다수 국민의 윤리관과 가치관을 무시하고 있다”며 “역사적으로 동성애가 만연했던 나라들은 결국 멸망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동성애자와 동성결혼이 늘어나면 출산을 할 수 없어 입양을 할 수밖에 없고 결국 나라가 빨리 사라지게 된다”며 “이런 출판사에 대하여 앞으로 철저히 불매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래가 그랬어 발행인인 김규항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동성애를 이성애와 다름없는 사랑의 한 형태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은 아이를 키우고 교육하거나 아이들을 위해 책을 만드는 사람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상식에 속한다”고 말했다.
차세대바로세우기학부모연합은 지난달 14일 코스메틱 기업 러쉬(LUSH)의 한국 지사인 러쉬코리아가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러시아의 동성애 선전금지법에 반대하는 ‘사인오브러브(sign of love)’ 퍼레이드를 벌이자 “이러한 캠페인은 동성애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우리 국민 대다수를 우롱하는 것”이라며 “당장 캠페인을 취소하라”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2003년 10월 창간한 ‘고래가 그랬어’는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구체적인 대안과 사례를 부모님과 함께 나눈다는 취지의 어린이 교양지이다. 아이를 살리는 7가지 약속(‘지금 행복한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도 행복합니다’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공부는 마음껏 놀기입니다’ ‘교육은 상품성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인간성을 키우는 일입니다’ 등)’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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