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참사-끔찍했던 당시현장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김재연 기자]17일 오후 9시 6분경.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강당 천장이 무너진 순간 강당에서는 신입생들을 환영하기 위한 축하공연이 한창이었다. 아시아언어학과(중국어·베트남어·미얀마어과) 등 565명의 학생이 공연을 관람 중이었다.


공연 열기가 무르익을 즈음 강당 앞쪽(무대쪽) 천장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놀란 학생들이 강당을 빠져나가려고 출입문이 있는 뒤쪽으로 몰려들면서 강당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수백명이 일제히 건물 밖으로 뛰쳐나갔고 지붕이 순식간에 내려앉은 탓에 미처 탈출구를 찾지 못한 채 건물 잔해에 깔린 학생들은 "살려 달라"고 울부짖었다.

"강당 앞쪽 부분 천장이 갑자기 쩍쩍 금가는 소리를 내는 듯 하면서 가라앉았다." 무너진 강당을 가까스로 빠져나온 이희민군(19ㆍ 아랍어과)은 당시 상황을 이같이 전했다. 그는 "앞쪽이 무너지는 걸 보고 너무 놀라 뒤쪽 문을 통해 나가려 했는데 뒤쪽 천장도 한꺼번에 무너졌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창문을 통해 빠져나오기도 했다. 문규화군(19)은 "갑자기 천장에 달린 전구가 터지면서 천장이 구겨져 내려앉았다"며 "친구들과 함께 창문을 깨고 밖으로 나갔다"고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윤채은양(19)은 "친구 손을 잡고 뒤쪽 문을 향해 뛰던 중 지붕에 다리가 깔리면서 친구 손을 놓쳤다. 혼자서 다리를 빼내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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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현장엔 소방 및 경찰 관계자, 해병1사단·육군 50사단 장병 등 400여명이 투입됐지만 리조트가 해발 500m의 산 정상에 있는 데다 도로가 좁고 눈이 쌓여 구조작업이 더디게 진행됐다. 사고대책본부관계자는 "새벽에는 조명이 없어 구조인력들이 손전등을 키며 작업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구조작업이 지연되고 추가 붕괴위험으로 인해 구조 속도를 내지 못해 인명 피해가 더욱 늘어났다.

18일 오전 현재 구조대원과 육군, 해병, 경찰 등은 혹시나 있을지 모를 매몰자를 찾는 한편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 구조인력들은 건물빔이 무너진 상황에서 추가 붕괴위험이 있다고 보고 일일이 구조물을 분쇄하며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굴착기 및 기중기 10여대가 투입돼 건축물 잔해를 들어 올리고 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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