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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라시', 감동 없이 자극적인 소재만 남았다(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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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라시', 감동 없이 자극적인 소재만 남았다(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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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뉴스팀]영화 '찌라시: 위험한 소문'(감독 김광식, 이하 찌라시)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오는 20일 개봉을 앞둔 이 작품은 증권가 찌라시라는, 출처도 근거도 모호하지만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이슈메이커를 다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아왔다. 하지만 지난 14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찌라시'는 거두절미하고 독특한 소재 자체는 훌륭했으나 이를 통해 관객들의 감동을 자아내는 데는 실패한 아쉬운 작품이었다.

가장 큰 원인은 진부한 초반 설정과 이에 대한 설득 부족이다. 극중 연예인 매니저 우곤(김강우 분)은 자신이 점찍은 신인 여배우 최미진(고원희 분)을 키워주려다 상사와 충돌해 직장에서 잘린다. 이름부터 고인이 된 최진실을 연상케 하는 그는 우곤을 찾아가 '오직 당신만이 날 알아봐줬다'는 어투로 자신을 톱스타로 만들어달라고 요구한다. 그리고 무일푼인 우곤이 내미는 것은 계약금 1백원. 여기서 누구나 예상 가능한 전개뿐만 아니라 우곤이 느낀 최미진의 매력을 관객에게 충분히 이해시키지 못 한 것은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요소다.
물론 그 와중에도 배우들의 연기력은 빛을 발했다. 김강우는 밑바닥에서부터 일어선 매니저 우곤의 저돌적이면서도 따뜻한 성격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그의 풍부한 표정연기와 위트는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으며, 몸을 사리지 않는 추격신은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정진영과 고창석, 박성웅도 자신들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정진영과 고창석은 생활연기의 달인답게 능청스럽고 귀엽지만 때로는 진지한 모습으로 이야기의 모자란 부분을 채워나갔다. 박성웅도 해결사 차성주로 등장해 피 튀기는 액션 연기로 카리스마를 뽐냈다.

전반적인 스토리라인도 작품의 소재 자체는 확실하게 부각시켰다. 감독의 말에 의하면 이 영화가 보여주는 증권가 찌라시 제작 과정은 실제 관계자들의 철저한 검증을 거쳐 가장 사실에 가깝게 재현된 것이다. 증권가 찌라시가 각 기업체 정보 담당자와 정계 관계자들의 모임에서 주고받은 소식을 통해 형체를 갖추고, 사설 정보지 업체를 거치며 유료화되는 과정은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거기에 룸살롱이라는 공간설정과 각종 도청 장비들의 등장은 전개에 긴장감을 더했다.

사회적 이슈나 자극적인 주제가 갖는 장점은 분명히 있다. 이들은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커다란 기대감을 이끌어낸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이 비대해진 기대감을 어느 정도나 충족시켜줄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가 된다. 최근 몇 년 사이 루머들이 큰 반향을 일으키며 많은 톱스타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리고 많은 팬들이 이에 슬퍼했다. 그 와중에 관객들이 '찌라시'에게 원한 건 단순한 흥밋거리와 유머코드 몇 개는 아닐 것이다. 이 영화가 스스로의 가치를 너무 저평가한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


e뉴스팀 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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