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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강남 유학 보낸 '참새아빠'의 월세별곡

최종수정 2014.02.13 11:10 기사입력 2014.02.1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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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하는 집의 경제학 1-6]4050도 월세 전전

자녀 강남 유학 보낸 '참새아빠'의 월세별곡

-학군따라 매달 150만원 고액월세 부담
-치솟는 전셋값에 전월세로 밀려나는 저소득층도 늘어 '양극화'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전세 살다가 월세로 산지 10년 됐어요. 목돈 마련이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월세 살고 있어요. 월세가격이 내렸다지만 그다지 체감할 수도 없네요. 국민임대주택 같은 것은 자격도 안 되고 당첨되기도 어려워요."(서울 강동구 암사동 이모씨)

"아이들 교육 때문에 강남권에 오게 됐어요. 전세물건은 없고 전세보증금도 5억원이나 필요해 그냥 월세로 살았어요. 매달 150만원 정도를 주거비로 지출했어요."(서울 송파구 잠실동 정모씨)

사회 경험이 충분히 쌓인 40~50대 중년층의 '월세살이'가 늘어나고 있다. 저금리 기조 속에 전세물량이 반전세 등 월세 형태로 전환되는 영향이다.

서울 암사동에서 전용면적 43㎡짜리 빌라에 보증금 1000만원, 월 임대료 50만원으로 남편과 거주 중인 이모(51)씨. 그는 전셋값이 계속 오르자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 10여년 전 월세로 옮겼다. 이씨는 "전세로 사는 것이 방도 더 넓고 돈을 모으기도 좋지만 목돈 마련이 어렵다"며 "또 집주인들이 월세를 받으려 해 전세물건을 구하기도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집이 남아돈다고 하지만 장기전세주택 등에 들어가려 해도 비싸서 가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더 저렴한 임대주택이 있었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돈이 부족해 월세를 전전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회생활 이력이 쌓이며 과거 집을 보유한 경력 때문에도 월세 살이를 하는 경우도 있다. 택시운전기사로 일하는 김모(50)씨는 "15년 전만 해도 서울 20평대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었으나 사업이 망한 뒤 전세를 거쳐 빌라 월세 세입자로 살게 됐다"고 말했다. "하루 벌어 먹고 살기에도 빠듯해 노후대비는 생각조차 못 하는데 정부 정책은 우리보다 여유 있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씁쓸하다"고 전했다. 생애최초 등 각종 정책 혜택에서 제외된 무주택자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비교적 경제적 여유가 되는 중산층 40~50대도 월세로 거주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서울 잠실동에 사는 정모(47)씨는 "아이들 학교를 생각했을 때 집을 빨리 구해야 하고 전세 물건은 찾기 힘들어 어쩔 수 없이 아파트 월세에 산다"고 전했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F아파트 전세입자 권모(41)씨는 "집 주인이 아이 교육 때문에 대치동 오피스텔에서 월세로 거주하고 있다"며 "고소득층의 경우 목돈을 집에 묶이는 것보다 월세로 내고 나머지 자금을 활용해 자금을 불리려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고 봤다.

그는 이어 "최근 집주인들이 낮은 금리 때문에 은행이자보다 더 받을 수 있는 월세 또는 반전세를 선호하고 있는데 세입자 입장에서는 가처분소득이 줄어드는 것이라 부담될 수밖에 없다"며 "내년 전세 재계약 때 보증금을 얼마나 올려 받을지, 반전세 형태의 월세로 전환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털어놨다.

실제 서울 강남권 일대에는 고액 월세 거래가 특히 많다. 국토교통부 전월세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지난 8월 보증금 5000만원에 월임대료 140만원에 거래됐다. 잠실 리센츠는 월 임대료가 200만원 이상인 전월세거래가 흔하다.

지난 7월 전용 84㎡가 보증금 5000만원에 월 500만원으로 거래됐고 이외 같은 보증금에 월 200만~230만원으로 계약된 보증부 월세 거래가 다수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학군에 의한 수요들은 상당히 강한 영향력을 보여왔다"며 "전세 물건이 부족으로 보증금이 오르면 상승분이 보증부 월세형태로 전환되는 사례가 있는데 이런 형태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미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 수석연구원은 "40~50대의 월세시장은 계층별로 양분화된 것을 봐야 하는데 중산층 이상에서는 더 좋은 학군과 교통 등 서비스를 소비하는 월세시장이 형성된 것이고, 저소득층에서는 어쩔 수 없이 월세에 살게 된다"며 "이런 분들이 정책 대상이 되지만 내년부터 주거비를 지급하는 주택바우처 혜택을 받기에는 소득이 높아 사각지대에 속할 수 있어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임차시장의 월세화는 일반적 현상이 된 것 같은데 전환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 문제"라며 "취약한 저소득 월세 거주자를 위해 정부가 소득공제, 적정 임대료 등과 관련한 제도를 충분히 마련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참새아빠
자녀를 외국으로 유학 보낼 형편이 안돼 강남 소형 오피스텔을 얻어 강남으로 유학을 보낸 아빠. 멀리 못 돌아다니는 참새 같다고 '참새 아빠'라고 한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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