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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공공기관 개혁이 힘 받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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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공공기관 정상화는 더 이상 지체하거나 후퇴할 수 없다"며 공공기관 개혁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노조의 반발에 대해선 "개혁을 방해하는 행위는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공공기관 노사가 '별도 협약'을 통해 과도한 복지혜택을 누려온 사례를 조모조목 거론하고 '이면합의'를 철저히 뿌리뽑을 것을 주문했다.

공공기관 노사의 이면합의는 '단체협약상 별도 합의사항'을 가리킨다. 실상은 과잉복지가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숨기기 위해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밀약이다. 자사주 무상지급, 자녀 해외 유학비용 지원, 위로금, 축하금 등 온갖 명목을 동원한 수당의 지급 근거다. 인사고과, 고용세습 등도 이면합의에 의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면합의가 존재하는 한 공공기관 개혁은 사실상 어렵다는 얘기가 나올 만하다.
노사가 은밀하게 손잡고 만든 이면합의가 떳떳한 내용일 수 없다. 당연한 개혁대상이다. 295개 공공기관의 부채 총액은 2012년 기준 493조원으로 국가채무를 웃돈다. 그럼에도 최근 5년간 직원에게 지급한 복지비용이 3174억원에 이른다. 이면합의를 자진 신고한 60여개 공공기관의 복지 실태다. 신고를 하지 않은 기관의 이면합의까지 드러나면 규모는 훨씬 더 커질 것이다. 잘못된 관행은 바로잡아야 한다.

이면합의가 생기는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대부분은 '낙하산 사장'과 노조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으로 야합한 결과다. 전문성 없는 대선 공신이나 공천 탈락자가 낙하산을 타고 사장으로 내려오면 노조는 반대 투쟁을 벌인다. 사장은 유화책을 제시하고 노조는 잇속을 챙긴다. 이면합의의 생성 과정이다. 전횡을 감시해야 할 감사도 낙하산이니 개혁이 될 리가 없다.

노사 간 밀약인 이면합의를 뿌리뽑지 못하면 공공기관 개혁은 어렵다. 이를 위해 먼저 해야할 일이 있다. 이면합의의 과정과 실태를 전면 조사해 그 실상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공공기관 복지모델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책임을 노조에게만 돌려서는 안 된다. '낙하산'이 있는 한 이면합의를 없앤다 해도 언제든 다시 생길 공산이 크다. 청와대부터 결심하고 인사를 바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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