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그러나 이런 기대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최근 보도했다. 월드컵 특수는커녕 브라질 금융시장의 불안이 되레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최대 은행인 이타우BBA의 카를로스 콘스탄티니(Carlos Constantini) 수석전략가는 "2011년 4월 이후 MSCI 브라질 지수가 43%나 급락했지만 브라질 증시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률(PER) 10.2배로 그대로"라면서 "주식 가격은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투자하긴 비싼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브라질은 11년 이후 최대 규모의 달러화 순유출을 기록했다. 작년 한 해 동안 브라질에서 순유출된 달러화는 122억6100만달러(약 13조2000억원)나 됐다.
홍콩 투자은행 HSBC는 올해도 헤알화 하락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은 현재 달러당 2.39헤알 수준인 환율이 올해 2.5헤알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올해 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2.2%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둔화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속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다. 중앙은행은 지난해부터 7번에 걸쳐 모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연초에 열린 통화정책 회의에서 브라질의 기준금리는 0.5% 더 오른 10.5%로 결정됐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는 것은 물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브라질의 물가상승률은 5.91%를 기록해 전년보다 0.07%포인트 높아졌다.
중앙은행은 물가 억제 기준치를 4.5%로 설정하고 ±2%포인트의 허용한도를 두고 있다. 억제 상한선이 6.5%라는 얘기다.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올해 브라질의 물가 상승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은 올해 월드컵은 물론 리우 카니발과 대통령 선거 등의 굵직한 이벤트들이 예정돼 있다. 2016년에는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도 개최할 계획이다. 이 같은 이벤트들은 물가를 더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대형 국제 스포츠 행사는 개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물가 급등을 경고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브라질의 물가상승률이 정부 억제 상한선인 6.5%를 넘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본다. 국제 행사가 특수효과를 불러오기는커녕 경제의 불안정성만 더 키울 수 있다는 얘기다.
HSBC는 올해 10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브라질 정부가 정부 지출을 줄일 가능성이 적다고 예상한다. 브라질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지난해 60%까지 늘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확대되는 재정적자와 높은 공공부채를 들어 브라질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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