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주' 잃은 중국 외환관리국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3조8000억달러에 이르는 방대한 외환보유고를 똑똑하게 운용해 중국 외환관리국(SAFE)의 '구세주'로 불리던 주창홍(朱長虹·44세) SAFE 최고투자책임자(CIO)가 돌연 사임했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AFE는 주 CIO가 이달 말 부로 SAFE를 떠난다고 밝혔다. 갑자기 SAFE를 떠나는 이유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채 "외환보유고 운용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주 CIO의 사임은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주 CIO는 세계 최대 채권펀드회사인 핌코(PIMCO)에서 금융 파생상품 전문가로 활동하며 '채권 왕' 빌 그로스의 오른팔 역할을 하다가 4년 전 SAFE에 합류한 인물이다.
미 국채 투자에 의존하던 기존 외환보유고 운용 방식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미국 회사채, 주식, 부동산 등으로 투자 영역을 확대하면서 SAFE의 외환보유고 운용 수익률을 올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는 연 초 중국 정부 주요 관료들이 모인 신년회 자리에서 외환보유고 운용을 잘 했다는 칭찬을 받으며 'SAFE의 구세주'로 불리기도 했다. 또 중요한 역할 대비 시장에 잘 알려지지 않아 중국 언론들은 그를 '투명인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주 CIO의 이탈에 대해 그가 SAFE에서 적응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한 관계자는 20여년간 미국에서 지냈던 주 CIO가 폐쇄적인 중국 관료 사회에서 자신의 생각 대로 전략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그의 중요한 지위와 역할에 대해 시기하는 동료들과의 관계도 썩 좋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주 CIO가 방대한 외환보유고의 투자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굉장한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외환보유고는 중국인들이 '쉐한치엔(血汗錢·피땀 흘려 번 돈을 일컫는 말)'이라고 부를 정도로 운용에 부담이 있는 자금인데, 주 CIO의 스타일 대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가 손실이라도 나게 되면 무거운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SAFE와 비슷한 성격의 중국투자공사(CIC)의 경우도 과거 월가 투자에 나섰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타격으로 손실을 입어 비난이 쇄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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