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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합의로 '악성고객' 강경대처 나선 홈플러스

최종수정 2014.01.24 14:03 기사입력 2014.01.2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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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합의로 '악성고객' 강경대처 나선 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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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권 노조위원장 "진상고객, 회사가 원칙 갖고 대응해야"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홈플러스는 지난해 7월 홈플러스테스코 노동조합과 협의해 고객응대 메뉴얼을 새로 만들었다. 그 메뉴얼은 '진상고객'으로부터 직원이 폭행을 당해 실질적인 업무피해가 발생할 경우 형사고소를 원칙으로 하고, 노사 소위를 구성해 협의한다는 내용 등 직원보호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소위 진상고객으로 불리는 '악성고객'들로부터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강수를 두는 기업이 늘고 있다.

기업 이미지와 매출 등을 이유로 '손님은 왕', '고객은 항상 옳다'라며 시시비비보다는 "모든 게 직원 책임"이라며 감수하던 기업들이 악성고객을 구분해 직원 보호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잇따른 자살 사건으로 감정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것도 이유다.
홈플러스테스크 노조는 지난해 회사와의 마라톤 협상 끝에 '고객응대 메뉴얼'을 새로 만들고 '홈플러스 노동자 인권수첩'을 펴냈다.

유통업체 특성상 고객센터나 수납 등 고객과 대면접촉을 하는 직원이 많은데 빈번히 일어나는 폭행 사고나 모멸감 등 감정의 고충을 호소하는 직원들이 많아지면서 대책마련에 나선 것이다.

노조가 이 문제에 대한 강력한 개선을 요구했고, 회사가 화답했다.

박승권 홈플러스테스코 노조위원장은 "일부 고객들이긴 하지만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하고, 행패를 부리는 경우가 있고, 이로 인해 직원들이 극심한 불안정과 비참함을 느끼는 일이 생긴다"며 "직원들에게만 책임을 물을 게 아니라 회사가 원칙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합리한 것에는 당당하게 맞서야 하고, 직원들이 이로 인한 불이익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게 박 위원장이 강조하는 내용이다.

고객응대 메뉴얼에는 직원 폭행 대응원칙 외에도 폭행ㆍ폭언 방지를 위한 경고 포스터 부착, 고객과 직원 마찰 후에 추가로 매니저를 대면한 고객이 해당 직원을 다시 불러 재대면하는 것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관할 경찰서의 협조를 받아 점포에 경고 포스터를 게시하는 등의 조치는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최근 홈플러스와 노조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안해 전 점포에 인권위 명의의 경고 포스터 부착을 추진하고 있고, 구체적인 심리치료 프로그램 마련에도 나섰다.

박 위원장은 "경고 포스터를 부착한 점포에서 진상고객이 10분의 1로 줄었다"며 "감정노동자 문제는 홈플러스만의 문제가 아니며, 우리 회사의 사례가 한국사회의 잘못된 습성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회사에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원칙적인 대응이 자칫 고객의 오해를 불러와 매출이나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탓에 회사는 직원들과 자주 마찰을 빚는 진상고객을 형사고소 한 사례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 내부적으로 인식변화가 진행돼 적극적인 점장들을 비롯한 간부들이 직원 보호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고객응대 메뉴얼 개정 후에 이슈고객 부적절 대응에 대한 고충 접수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긍정적인 변화는 곳곳에서 탄력을 받고 있다. 실제로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은 지난달 말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통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을 실제 현장에서 실행하는 임직원들의 행복"이라며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직위, 나이에 관계없이 모든 임직원이 서로 존댓말을 사용해 우리 스스로를 존중하게 되는 변화를 만들자"고 독려하고 나섰다.

2011년8월까지 홈플러스테스코 대표이사를 맡았던 도 사장이 당시 고객에게 직원이 폭행을 당한 사건이 일어난 직후 '우리 직원을 폭행한 사람은 더 이상 우리 고객이 아니다'라며 직원들을 다독이며 문제해결에 나선 것은 아직까지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다.

홈플러스는 현재 홈플러스와 홈플러스테스코(이랜드로부터 홈에버를 인수한 이후 만든 법인) 두 개의 법인이 있고, 이로 인해 노조도 두개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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