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으로 커민 생산못하자 생산·수출 급증시키며 시장 독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1년 3월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시리아산 커민이 중동의 향신료 집산지인 두바이로 거의 들어오지 않자 최대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인도가 공급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는 통상 10월부터 12월 초까지 파종해 2월부터 수확한다. 시리아와 이란은 11월 중순~12월 중순 파종해 6~7월 수확한다. 시리아는 보통 2만t을 수출하다 풍작기에는 3만t을 수출했다. 인도에 비하면 적은 양이다.
시리아가 수출을 못하자 인도의 농가와 중개상들이 뛰어 들어 인도의 수출은 4월부터 9월 말 사이에 무려 93%나 증가한 6만7500으로 늘어났다. 덕분에 커민을 많이 재배하는 라자스탄과 구자라트주의 농민들은 큰 수익을 챙기고 있다.
커민은 기온변화, 습도, 강수량 변화에 매우 민감한 작물이어서 그동안 인도 농가는 논밭의 한 구석에서 가내 소비용으로 재배했다. 그러나 수익성이 높고 수요가 급증하자 면화와 겨자 경작지를 커민 농지로 전환하고 있다. 인도 커민 수확량의 75~80%를 차지하는 구자라트주에서 커민 재배면적은 1년 전에 비해 무려 36%나 불어난 112만에이커를 기록했다.
인도의 공급이 늘자 커민 값은 떨어지고 있다. 시리아 내전 발발 전에 비해 커민 가격은 지난 3년간 28% 올랐다. 최고 1.93달러까지 뛰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1.48달러까지 떨어졌다. 커민선물시장에는 투기꾼을 비롯해 중개상들은 가격이 어떻게 움직일지를 놓고 주판알을 열심히 튕기고 있다.
중개업체들은 이런 호시절이 언제까지 갈 수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시리아 내전이 끝나면 1년 안에 커민이 홍수처럼 시장에 쏟아질 것이라는 것이다. 인도 농민들도 이런 사정은 알고 있다. 그렇지만 구자라트 농민들은 챙길 수 있을 때 챙기겠다며 오늘도 커민 농사를 짓기에 여념이 없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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