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연구원은 2012년 우리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이 메모리 반도체, 탱커, 특수선 등 64개로 전년 61개에서 3개 늘었다고 밝혔다. 순위도 14위로 1단계 상승했다. 그러나 2010년 64개, 14위였던 점을 감안하면 제자리 걸음이다. 수출 규모 세계 7위의 위상과는 차이가 크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수출 규모 각각 3위와 9위이면서 1위 품목 순위는 2위와 5위를 차지했다. 홍콩(65개)보다 뒤지고 인도네시아에 1개 품목 차로 추격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놀랍다.
산업과 기업의 쏠림현상도 걱정스럽다. 기업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는 주요 업종 26개 가운데 국내기업이 글로벌 매출액 10위 안에 든 것은 전자, 조선, 반도체, 철강, 자동차 등 9개뿐이라고 밝혔다. 기업도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현대기아차 등 몇몇 대기업에 불과하다. 유통, 식음료, 은행, 보험 등 생활형 제조업과 서비스 부문에선 모두 10위 밖이다. 금융과 보험 분야에선 20위 이내에 든 곳이 하나도 없다.
수출은 여전히 경제의 버팀목이다. 글로벌 경쟁 구도는 급변한다. 우리를 뒤좇던 중국과 이제는 기술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엔저공세를 펴는 일본에는 가격경쟁에서 이겨내야 한다.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로 기술을 혁신해 품질 중심의 비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시장 다변화, 환율 리스크 대책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특정 산업, 특정 기업에 의존하는 구조로는 지속성장을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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