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조성민(31·부산 KT)의 자유투 동작은 깔끔하다. 한 차례 공을 튀겨 호흡을 다듬고 그대로 고개를 들어 팔을 뻗는다. 정석에 가까운 자세다. 높은 집중력이 더해져 대부분이 림 안에 깨끗이 빨려 들어간다. 성공률은 92.3%에 이른다. 2008-2009시즌 문경은(43) SK 감독이 SK 유니폼을 입고 수립한 프로농구 한 시즌 최고 기록 94.6%에 근접했다. 자유투 연속 성공 경신도 눈앞에 보인다. 문 감독이 2008년 12월 6일부터 2009년 11월 14일까지 세운 52개에 4개만을 남겨놓았다.
자유투는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못잖게 중요한 기록이다. 선수의 기술과 담력은 물론 안정감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조성민의 자유투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집중력과 안정된 자세만큼 중요한 요소가 있다. 심리적 안정이다. 텍사스 A&M 대학 연구팀은 미국프로농구(NBA) 경기 종료 1분 이내의 자유투 성공률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1점 승부에선 양 쪽 모두 자신의 평균 자유투 성공률보다 낮았다. 단 동점일 때는 높은 수치를 보였다.
그렇다고 부담에서 자유로웠던 것은 아니다. 조성민은 “자유투 연속 성공 기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부터 주위에서 관련한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한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신경이 쓰이지만 (대기록을 경신하려면)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48개를 연속으로 넣는 과정에선 위기도 있었다. 8개의 자유투를 성공시킨 19일 안양 KGC인삼공사전이다. 이날 여섯 번째이자 연속 기록으로 46번째 자유투가 림 안에 깨끗이 꽂히지 않았다. 림 뒤쪽에 부딪혀 들어갔다. 조성민은 “프리드로우 라인에서 리듬을 잃으면 슛이 들어가지 않기 마련이다. 그 자유투가 그랬다. 슛을 쏘고 나서 팔이 조금 흔들렸다”고 말했다. 이어 “행운이 더해진 연속 기록이다. 꼭 신기록을 쓰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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