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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금고 속 5만원권을 나오게 하라

최종수정 2014.01.17 11:37 기사입력 2014.01.1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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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난해 새로 찍어낸 화폐가 9조315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최근 3년(2010~2012) 연평균 증가액(5조6627억원)보다 3조원 넘게,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유동성을 크게 늘린 2009년 발행액(6조5879억원)보다도 2조원 넘게 많다.

경제규모가 커지는 데 맞춰 화폐발행액이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하지만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8%(한국은행 추정)로 2010년(6.3%)ㆍ2011년(3.7%)보다 한참 낮다. 그럼에도 지난해 화폐발행액이 2010년ㆍ2011년보다 3조원 넘게 급증한 것은 수상한 일이다. 더구나 새로 찍어낸 돈 대부분이 5만원권이다. 7조9147억원으로 전체의 87.6%다. 5만원권은 발행이 시작된 2009년 이후 계속 늘어 지난해 말 잔액이 40조6812억원이다. 5만원권 지폐가 8억장 넘게 풀린 것이다.

그래도 일부 지역에선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그 많은 5만원권은 다 어디로 갔나. 전체 화폐발행잔액(63조3659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4.2%에 이르는 데도 찍어내기 무섭게 시중에서 돌지 않고 숨어들고 있음이다. 방증은 여기저기서 나타났다. 마늘밭에 묻은 페인트통에서 5만원권 22만장(110억원)이 나왔다. 인터넷도박으로 벌어들인 범죄수익금이었다. 지난해 민간소비가 늘어나는 가운데 신용카드ㆍ현금영수증 사용 비중은 되레 줄었다. 곰팡이가 피어 은행에서 바꿔간 5만원권이 지난해 8억원에 이르렀다. 5만원권이 금고 속, 옷장 안, 침대나 장판 밑에 숨어들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의 반작용으로 음지로 숨거나 세원 노출을 꺼리는 현금 수요를 키웠을 수 있다. 고액 자산가에 대한 세무조사를 강화하고 1000만원 미만 현금거래까지 과세당국이 추적할 수 있게 되자 보관하기 쉬운 5만원권으로 현금을 숨기는 것이다. 이들 자금의 상당수는 탈세나 뇌물 등 범죄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

정부는 금고 속으로 숨으려드는 5만원권을 불러낼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세무조사 강화라는 '채찍'과 함께 성실납세에 상응한 보상이라는 '당근'도 함께 제시해야 지하경제 양성화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세금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현금영수증 발급 대상은 더 늘리되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방침은 재검토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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