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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시선]당신들의 천국, 기초선거

최종수정 2014.01.09 11:20 기사입력 2014.01.0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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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학 서울대 행정연구소 특별연구원

김환학 서울대 행정연구소 특별연구원

제6회 지방선거가 오는 6월4일 전국에서 동시에 실시된다. 정당마다 대선공약까지 들먹이며 기초선거에 대해 논란은 많지만 합의할 마음은 별로 없는 모양이다. 예비후보자 등록신청일이 2월 중에 있으니 아무리 늦어도 그전에는 여야 합의가 이루어져야 하고, 이루어지지 않으면 지금대로 선거를 치르는 수밖에 없다.

법률개정 없이 그냥 치르면 어떻게 될까? 우선 투표장에서 곤혹스럽다. 권력이 국민에게서 나오지만 국민에게 돌아가지 않는 것이 대의민주제의 본질적 한계이기 때문에 선거에 적극적이고 공약을 이행하는지 관심을 가져야 하겠지만, 관심법이 아니라면 보통 사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 총선과 대선에서는 정답 없는 답지 중에 하나를 찍듯 치르더라도 자기가 고른 답이 대강 어떻게 틀렸는지는 알고 찍는데, 기초의회선거는 해독할 수 없는 지문에 생소한 답지 중에 찍어야 하는 상황이다. 구청 관급공사 주로 하는 최씨와 마트 주인 김씨, 지역구 의원 쫓아다니는 정씨 중에서, 그저 그런 공약에 모호한 약력만 보고 누구를 나라의 일꾼으로 뽑으란 말인가.

뽑은 다음에도 문제다. 지난번 지방선거 당선자는 광역자치단체장 16명, 광역의원 761명, 기초자치단체장 228명, 기초의원 2,888명, 교육감 16명, 교육의원 82명이다. 이것이 다 돈이다. 기초의원 1인당 3,000여만원의 보수를 받는다. 선거공영제로 인한 비용도 추가된다.

이런 비용 들인 지방의회가 그만큼의 기능을 하는지는 의문이다. 명실상부한 주민대표가 시군구의회에서 활동하여야 주민참여와 풀뿌리민주주의가 결합하게 된다. 이 정도의 수준이 되려면, 우선 먹고 살만 하고 여가시간도 많아서, 그 남아도는 관심을 주변에 돌려 뭔가 봉사하고 개선해보려는 사람들이 무급으로라도 모여들어야 한다. 그러나 지역에 뿌리를 둔 건설업자는 당선된 후 명의만 친척이나 지인에게 넘기고 공사를 따낸다. 풀뿌리민주주의 하려다 질긴 풀뿌리토착비리만 키운다. 해외여행이나 업무추진비 등 도덕적 해이는 일상적으로 신문에 보도된다. 이러한 상황이 의원윤리강령이니 뭐니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기초의회는 없애도 된다. 광역의회와 업무도 중복된다. 지역 민원해결을 통해 표를 얻으려는 국회의원도 끼어든다. 쪽지예산이라는 비난을 받아가면서까지 숟가락을 얹어놓지 않는가. 우리는 충분히 많은, 너무 많아 누군지도 모르는 지연민원해결사를 갖고 있다.

정당공천제도 그렇다. 이른바 공천장사를 하기 위해 2006년부터 기초의회의원까지 정당공천제를 확대하였음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망국의 첩경인 매관매직이다. 선량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다음 선거에서 당선되는 것인데 지역이 아니라 중앙당을 바라보게 하여 정치색이나 이념이 묽어야 할 지역행정까지 정쟁에 물들게 한다. 그 틈에 지역의 토착업자와 이른바 지역정치인, 그리고 중앙정치인 사이의 먹이사슬은 굳건해진다.
딱하다. 지방자치와 권력분산의 구조를 제도적으로서 다루려면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해야 하는데, 시한이 임박해서야 마지못해 할 듯 말 듯한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한쪽은 기초의회를 없애자 하고 다른 쪽은 정당공천을 없애자고 하는데, 서로 부딪히는 문제가 아니다. 둘 다 하면 된다. 실랑이(하는 척을)할 필요 없이 기초의원 선거 하지 말고 기초단체장은 정당 공천을 하지 않도록 하면 된다. 국회의원들 공천장사를 위한 적대적 공존이 아니라면.


김환학 서울대 행정연구소 특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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