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재벌 절세 '꼼수'…세금 인상 전 지분 세탁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일본 재벌들이 자신이 소유한 회사의 지분을 내다 팔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 전했다. 내년부터 양도소득세율이 두 배로 올라가는 만큼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매각한 뒤 되사는 방식이다.
시가총액 기준 일본 3위 은행인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의 증시부분 키토 마사카즈 자산관리팀장은 “주주들이 증권사에 주식을 넘겼다가 다음 날 되사거나 자신이 관리하는 자산관리회사에 지분을 이전시켜놓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내년 1월1일부터 주식 매매 차익에 따른 양도소득세율이 현재 10%에서 20%로 두 배나 올라간다.
올해 토픽스 지수는 47% 급등했다. 일본 최대 통신회사 소프트뱅크나 온라인 쇼핑몰 라쿠텐의 경우 주가가 두 배 이상 올랐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나 미키타니 히로시 라쿠텐 회장이 보유한 주식값이 매입가보다 훨씬 높아졌다는 의미다. 올해 지분을 팔았다 다시 사는 것이 내년 거래보다 낮은 세율이 매겨지는 만큼 일본 부자들이 ‘지분 세탁’을 통한 절세에 나서는 것이다.
키토 팀장은 11월 이후 200건의 주문을 처리했고, 100건은 처리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주문건수는 전달에 비해 5배나 늘어난 것이다. 키토는 “절정은 12월이 될 것”이라며 “많은 투자자들이 증세 계획에 따라 지분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일본 2위 부자인 손정의 회장은 지난 5일 소프트뱅크 지분 2.5%(2310억엔)를 매수 후 다시 거둬들였다. 주가는 동일한 가격에 거래됐다. 소프트뱅크 주가는 올해 184% 뛰었다. 손 회장이 4개 회사를 통해 보유한 소프트뱅크 지분은 23%를 유지하고 있다. 손 회장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이메일에서 “단지 내가 나에게 지분을 이전시켜 놓은 것뿐”이라고 말했다.
라쿠텐의 미키타니 회장도 마찬가지다. 라쿠텐의 주가도 올해 123% 올랐다. 미키타니 회장은 올해 초 자신의 지분을 스미토모미츠이신탁은행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그가 올해 2월21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신탁은행에 맡긴 주식은 2750만주(2,1%)에 달한다. 그의 아내인 하루코도 이 신탁은행에 라쿠텐의 주식 850만주를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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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토는 “5%의 부자 투자자들이 50%의 지분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투표권을 원하는 만큼 투자회사를 통한 지분 이전을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은 주식 매도할 때마다 1.05%의 세율을 매기다 2002년 폐지한 뒤 주식거래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율 20%를 적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경기하락과 주식시장 침체로 5년간 한시적으로 세율을 절반으로 낮췄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와 동일본 대지진 등으로 감세 시한을 연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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